'LA의 맘다니' 탄생하나

인도계 라만, 11월 시장 선거 도전
사회주의 단체 활동 등 경력 비슷

오는 11월 LA 시장 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니티야 라만 LA 시의원./인스타그램
오는 11월 LA 시장 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니티야 라만 LA 시의원./인스타그램

“조란 맘다니 뉴욕 시장과 비견되는 로스앤젤레스(LA) 시장 도전자가 나타났다.”

미국 정치 매체 폴리티코는 9일 민주당 니티야 라만(45) LA 시의원이 오는 11월 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해 정치권을 놀라게 했다며 이렇게 전했다. 최근까지도 라만은 같은 당의 캐런 배스(72) 현 시장을 지지하는 입장이었지만, 지난 7일 후보 등록 마감을 몇 시간 앞두고 직접 출마를 선언해 파장을 일으켰다. 무난하게 재선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됐던 배스 시장 측도 라만의 계획을 발표 직전에 전해 듣고 경악했다고 한다.

라만은 지난해 돌풍을 일으키며 뉴욕 시장이 된 조란 맘다니(34)의 닮은꼴 정치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라만은 1981년 인도 케랄라주에서 태어나 여섯 살이 되던 해 가족과 함께 미국 루이지애나주로 건너왔다. 우간다에서 태어나 일곱 살에 부모를 따라 뉴욕으로 이주한 맘다니와 유사하다. 하버드대에서 정치학을 공부하고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도시계획학 석사를 받은 명문대 출신 학력도 뉴욕의 명문 브롱크스 과학고와 보든 칼리지를 졸업한 맘다니를 연상시킨다.

대학 졸업 후 걸어 온 경로도 닮아 있다. 라만은 인도로 돌아가 슬럼가 주민들의 복지와 생활 향상을 위해 비영리 단체에서 일했다. 맘다니도 뉴욕 퀸스의 비영리 단체에서 저소득층 주택 문제 상담사로 활동했다. 두 사람 모두 민주당 소속이면서 사회주의 단체 ‘미국 민주사회주의자들(DSA)’에 가입해 있다. 맘다니가 공공주택 임대료 동결 등 민생 공약을 내세워 당선된 것처럼 라만 역시 출마하면서 “현 시장을 존경하지만, 주택 가격부터 고장난 가로등까지 근본적 문제들이 도시를 살기 어려운 곳으로 만들고 있다”고 했다. 뉴욕타임스는 라만을 조명하며 “사실상 정해진 것처럼 보였던 미국 제2의 도시(LA) 시장 선거판을 뒤흔들었다”고 했다.

다만 차이점도 있다. 맘다니의 부모는 유명 사립대 교수와 영화감독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라만의 부모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았다. 무슬림이라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힌 맘다니와 달리 라만은 종교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라만이 어느 정도 득표할 수 있을지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그는 2020년 시의원에 당선되고 2024년 재선하며 LA에서 잘 알려졌다. 선거 1년 전까지 지지율 1%에 그쳤던 맘다니보다는 유리한 위치에서 시작할 수 있다는 의미다. 라만은 최근 LA의 노숙자 지원 정책 등을 개선하겠다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해 1월 대형 산불 때 초기 대응에 실패한 배스의 실정(失政)도 공략 중이다./조선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