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삼겹살·소맥, 2차 치킨·위스키... 젠슨 황·총수들, 홍대앞 불금 회동

'홍대 형님 회동'... 젠슨 황 "I'm hungry"
술은 맏형 최태원이 따르고, 고기는 막내 구광모가 구워
이해진, 깻잎에 삼겹살·김치 싸먹는 법 알려줘
폭탄주 제조 뒤 "Go, Korea!" 건배사도
4인, 시민들에게 과자 'HBM칩' 나눠주기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일 서울 마포구 비비큐(BBQ) 홍대입구점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로리 황 여사 등과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일 서울 마포구 비비큐(BBQ) 홍대입구점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로리 황 여사 등과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5일 방한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오후 7시 10분쯤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 인근 고깃집 ‘형님 저요’에 도착해 이른바 불금(불타는 금요일)의 ‘삼쏘(삼겹살+소주) 형님 회동’을 시작했다. 현장에는 1000명 안팎의 인파가 몰렸다.

이날 오후 6시 50~55분쯤 구광모 회장, 최태원 회장, 이해진 의장 순으로 현장에 도착했다. 모두 편안한 옷차림이었다. 먼저 도착한 세 사람은 황 CEO 도착 전에 인사를 나누고, 맥주를 잔에 따라 함께 마시기도 했다. 식당에서 미리 준비한 방명록에 사인도 해줬다.

이번 ‘형님 회동’의 멤버 중 가장 연장자는 최태원(66) 회장이다. 이어 젠슨 황(63) CEO, 이해진(59) 의장, 구광모(48) 회장 순이다. 막내인 구 회장이 천장에 매달린 통에서 냅킨을 뽑아 최태원 회장과 이해진 의장 앞에 깔아주고 물잔도 직접 채워주는 ‘훈훈한’ 장면도 포착됐다.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 한 삼겹살집에서 이해진 네이버 의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만났다.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 한 삼겹살집에서 이해진 네이버 의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만났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인근의 삼겹살 음식점 '형님저요'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회동을 하고 있다. /뉴스1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인근의 삼겹살 음식점 '형님저요'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회동을 하고 있다. /뉴스1

황 CEO는 오후 7시 10분쯤 도착했다. 젠슨 황이 식당에 들어설 때 환호가 쏟아졌다. 낮과 달리 트레이드마크인 가죽 점퍼를 입은 채였다. 그는 식당에 들어가며 “배가 고프다(I’m hungry)”고 말했다. 옆 테이블의 어린 손님이 들고 온 스케치북에 사인을 해주기도 했다.

네 사람은 맥주를 잔에 따른 뒤 건배하며 대화를 나눴다. 맥주는 ‘테라’, 소주는 ‘참이슬’이 테이블에 올랐다. 모두 하이트진로 제품이다. 글로벌 기업 총수 네 사람의 만남에서 집게를 들고 불판에 고기를 올리며 굽는 담당을 맡은 것은 역시 막내 구 회장이었다.

식사 도중에 이해진 의장이 젠슨 황에게 김치와 삼겹살을 깻잎에 싸서 먹는 법을 알려주기도 했다. 황 CEO는 배운 대로 직접 쌈을 싸 한입 크게 먹고, 고추를 쌈장에 찍어 먹는 등 한국 식문화를 즐겼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인근 고깃집에서 열린 최태원 SK회장, 구광모 LG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의 삼겹살 회동에 참석하며 시민들을 향해 손 흔들고 있다. /뉴스1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인근 고깃집에서 열린 최태원 SK회장, 구광모 LG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의 삼겹살 회동에 참석하며 시민들을 향해 손 흔들고 있다. /뉴스1

분위기가 무르익자 가게 사장이 직접 나서 카스 맥주에 소주를 섞은 뒤 숟가락으로 잔을 두드리며 폭탄주를 만들어줬다. 이를 지켜보며 즐거워하던 황 CEO는 곧장 숟가락을 들고 잔을 두드리며 직접 폭탄주 제조에 나섰다. 그는 잔을 높이 들고 “고(Go) 코리아, Go SK, Go LG, Go 네이버!”라고 건배사를 외쳤다.

대화를 이어가던 네 사람은 식당 밖으로 나와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모티브로 만든 과자 ‘HBM칩’을 시민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황 CEO는 시민들의 환호에 “모두 HBM칩을 사랑한다”고 했다. “More HBM”을 외치기도 했다. 시민들도 “HBM”으로 화답했다. 최태원 회장은 “산타클로스가 된 기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젠슨 황은 구광모 회장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카메라를 향해 “그는 좋은 친구”라고 외쳐주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총수들은 몇 가지 질문에 답하기도 했다. ‘2차로 노래방을 가느냐’는 질문에 LG 구 회장은 “대세에 따라야죠”라고 답했다. ‘고기를 먹으면서 무슨 이야기를 했느냐’는 질문에 구 회장은 “무겁지 않은 이야기를 했다”고, SK 최 회장은 “PC방에 다녀온 이야기를 했다” “삼겹살이 맛있다고 하더라”고 답했다. 최 회장은 이어 “젠슨 황이 나보다 (술을) 잘 마신다”고 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 삼겹살집에 도착하고 있다. 황 CEO는 이날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만찬 회동을 가졌다./뉴시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 삼겹살집에 도착하고 있다. 황 CEO는 이날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만찬 회동을 가졌다./뉴시스

황 CEO는 회동 도중 기자들과 만나 “한국에 온 것은 비즈니스가 폭발적이기(booming) 때문”이라며 “한국은 매우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 큰 선물을 가져온 것은 엔비디아의 네 가지 제품”이라며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루빈’, ‘베라 CPU’, 개인용 AI 슈퍼컴퓨터 ‘DGX 스파크’, 로봇 전용 AI 컴퓨터 ‘젯슨 토르’를 꼽았다.

형님 회동에서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젠슨 황이 인사를 나누고 있는 모습/네이버
형님 회동에서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젠슨 황이 인사를 나누고 있는 모습/네이버

네 사람은 8시가 넘자 재차 거리로 나와 작년과 같이 바나나우유, 비락식혜, 붕어빵 등을 나눠주기 시작했다. 젠슨 황은 작년 ‘깐부 회동’ 당시에도 길거리 시민들에게 바나나우유를 나눠준 바 있다.

이번 만남은 작년 10월 말 서울 삼성동의 한 치킨집에서 황 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모인 ‘깐부 회동’ 이후 7개월 만이다. 당시 젠슨 황과 함께 치킨에 폭탄주를 즐겼던 두 사람은 이날 다른 일정을 소화하느라 불참했다. 정 회장은 오는 8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사옥에서 황 CEO를 따로 만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일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삼겹살 음식점 '형님 저요'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삼소(삼겹살·소주) 회동’을 하며 도넛이 담긴 도시락 상자를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있다./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일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삼겹살 음식점 '형님 저요'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삼소(삼겹살·소주) 회동’을 하며 도넛이 담긴 도시락 상자를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있다./연합뉴스

한편, 본지 보도로 회동 장소가 홍대입구역 인근 삼겹살집 ‘형님 저요’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가게 앞엔 오전부터 취재진이 몰려들었다. 너무 많은 인원이 몰리자 오후 1시 30분부터 경찰 측이 가게 인근 인도에 펜스를 빙 둘러 통제에 나섰을 정도다. 엔비디아 측은 행사 며칠 전 가게에 연락해 당초 8명이 예약할 수 있는지 문의했다가, 추후 매장 전체를 빌린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하는 재계 총수가 누구인지는 별도로 말하지 않았다고 한다.

가게 측은 “주문을 어떻게 하실지 몰라 대표 메뉴인 삼겹살·이베리코 목살 등 모든 메뉴를 충분히 준비했다”며 “밤새 한숨도 못 자고 점심 영업도 중단했다”고 했다. “원래는 주말 대관은 하지 않지만, 원래 젠슨 황의 팬이고 지난번 ‘깐부 회동’이 워낙 국가적 행사처럼 돼서 이번은 특별히 결심했다”고도 했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5일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의 한 식당에서 가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의 삼겹살·소맥회동에서 네이버페이 페이스사인으로 결제하고 있다. /뉴스1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5일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의 한 식당에서 가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의 삼겹살·소맥회동에서 네이버페이 페이스사인으로 결제하고 있다. /뉴스1

이날 1차 삼겹살집 결제는 이해진 의장이 맡았다. 구광모 회장이 “오늘 결제는 이해진 의장님이 하십니다”라고 외쳤다. 이 의장은 가게에 설치된 네이버의 결제 단말기 ‘네이버페이 커넥트’를 활용해, 페이스페이로 결제하는 시범을 보였다. 황 CEO는 이 의장의 어깨에 손을 두르고 이를 지켜보다, 결제가 완료되자 놀라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가게에선 “네이버! 네이버!” 외침이 퍼졌다. 이후 네 사람은 가게 측에 선물한 사인보드를 손에 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고 코리아’를 재차 외쳤다.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 한 삼겹살집에서 만난 이해진 네이버 의장(왼쪽부터),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건배를 하고 있다.(공동취재)/고운호 기자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 한 삼겹살집에서 만난 이해진 네이버 의장(왼쪽부터),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건배를 하고 있다.(공동취재)/고운호 기자

황 CEO 일행은 2시간에 걸친 1차를 마친 뒤 인근의 BBQ 치킨을 방문해 2차 자리를 이어갔다. 황 CEO 측이 2차로 치킨을 원한다는 의사를 표명하자 나머지 참석자들이 수용한 것이다. 황 CEO는 가장 먼저 도착해, 가게 내부 손님과 인사를 나누고 셀카를 찍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미리 자리잡고 있던 아내 로리 황 여사도 황 CEO와 키스를 나누고 회동에 합류했다.

이들은 치킨집에서 맥켈란 18년산과 글렌모란지 시그넷 등 위스키를 함께 마셨다. 2차는 최태원 회장이 계산을 했다고 한다./조선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