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전쟁 게임에 끓어오르는 피… '형제의 나라'서도 뜨겁다
북한의 남침으로 한반도에 전쟁이 벌어진다는 가상 시나리오를 다룬 1인칭 총쏘기 게임 ‘콜 오브 듀티: 모던워페어4’가 지난 23일 정식 출시된 가운데 6·25전쟁 주요 참전국인 튀르키예에서도 흥행하고 있다. 현지 게이머들이 조부모 세대의 6·25 참전 역사를 떠올리고, 징병제라는 양국의 공통된 군대 문화에 공감하는 등 게임을 향한 관심이 뜨겁다는 평가다.
세계 최대 PC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에 따르면 모던워페어4는 지난 23일 정식 출시 이후 전 세계 매출 순위 1위에 올랐다. 튀르키예에서도 전체 매출 순위 1위까지 오르며 흥행하고 있다. 공식 튀르키예어 지원이 빠졌지만, 현지 게이머들이 자체 제작한 비공식 튀르키예어 자막 패치를 배포하고 공유할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현지 유명 게임 유튜버들의 플레이 영상도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구독자 155만의 ‘이스터 게이머즈 TV’가 정식 출시 이전인 지난 17일 베타 버전 게임을 하며 게시한 영상은 25일 기준 조회수 65만회를 넘어섰다. 다른 대형 게임 유튜버들의 관련 영상도 수십만 회씩 조회되고 있다. 현지에선 “게임이 아닌 영화를 보는 것 같다” “너무 현실적이라 무섭다” 등 반응이 나오고 있다.
게임 속 한반도 전쟁을 튀르키예의 6·25 참전 역사와 연결 짓는 반응이 이어진다. 구독자 105만의 유튜버 ‘미스레인’은 게임 도입부에서 북한군의 남침이 시작되자 “북한이 남한을 공격하네. 오케이, 그럼 우리(튀르키예)도 참전해야지”라고 말한다. 이어 “여기가 바로 한국전쟁이다. 난 튀르키예인이고” “남북 전쟁이 터졌는데 왜 우리(튀르키예군)는 안 보이냐”며 참전 역사를 떠올린다. 북한군과 교전하면서 “내가 북한군 다 쓸어버렸다” “북한 놈들 버릇을 싹 고쳐놔야지”라며 몰입하기도 한다. 구독자 113만의 유튜버 ‘핀티판다’는 같은 장면에서 “내 안에 한국인의 피가 끓어오르고 있어” “우리가 한국에서 먹은 밥값은 해야지”라며 농담을 던진다.
튀르키예는 6·25전쟁 당시 2만1000여 명의 병력을 파견한 주요 참전국으로, 미국과 영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전사자를 냈다. 특히 1950년 중공군의 대공세 당시 군우리 전투 등에서 큰 희생을 치렀다. 이를 계기로 양국은 서로를 ‘형제의 나라’로 부를 만큼 각별한 관계를 맺었다. 2023년 튀르키예 대지진 당시에는 한국이 긴급구호대와 구호물자를 파견해 지원하면서 양국의 유대감이 한층 깊어졌다.
양국의 공통된 징병제에 대한 공감대도 나타났다. 핀티판다는 게임 속 미군이 한국 징집병들을 놀리는 장면을 보며 “한국 여자들이 군복 입은 남자를 왜 안 좋아하겠냐. 걔네도 징병제 국가니까 그렇지”라고 말한다. 이어 “한국도 군 복무가 의무잖아. 한국 군대가 우리보다 더 힘든가?”라고 묻는다.
현지 매체들의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튀르키예 게임 매체 ‘메를리닌 카자느’는 “우리 할아버지들은 한국전쟁 참전 용사였다. 우리도 이번 전쟁을 통해 ‘모던 워페어 4 참전 용사’가 됐다. 훌륭한 경험이었다”고 평가했다. 또 “TV에 총을 쏘거나 심문받던 사람들을 죽여도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지도자 초상화에 총을 쏘자 같은 편인 줄 알았던 북한군들이 모두 나를 죽였다”며 게임 속 북한 사회의 세밀한 묘사를 호평했다. 또 다른 게임 매체 ‘카파1밀리욘’은 “평론가들이 이번 작품의 스토리 모드를 호평하고 있다”고 전했다./조선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