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프란체스카 홍 패배... 美 '급진 좌파' 열풍 꺾였다

美 위스콘신 주지사 민주당 후보 경선, 중도 후보에 져

위스콘신 주지사 민주당 후보 경선에 출마한 한국계 프란체스카 홍이 11일 매디슨에서 열린 워치 파티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위스콘신 주지사 민주당 후보 경선에 출마한 한국계 프란체스카 홍이 11일 매디슨에서 열린 워치 파티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11일(현지 시각) 미국 위스콘신주(州) 민주당 주지사 후보를 뽑는 경선에서 급진 좌파 성향인 한국계 프란체스카 홍(38) 후보가 중도 성향의 데이비드 크롤리 후보에게 패배할 것으로 예측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미국의 선거전문사이트 디시전데스크HQ(DDHQ)를 인용해 보도했다. 홍 후보는 민주당 내 강성 진보 그룹인 ‘민주사회주의(DSA)’ 진영 인사로 이번 경선을 앞두고 포퓰리즘적인 공약을 내세우며 선거 직전 여론조사에서 낙승이 예상됐지만, 과격한 과거 발언 등으로 인한 본선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발목이 잡혔다.

개표가 98% 진행된 가운데 홍 후보의 득표율은 39.4%, 크롤리 후보는 39.8%다. 초박빙의 승부였지만, 홍 후보가 경선 기간 내내 상대 후보를 10%포인트 이상 앞서 왔다는 점에서 민주사회진영은 충격에 빠졌다. 지난해 11월 뉴욕시장 선거를 기점으로 미 전역에 확산하던 민주사회주의 열풍도 주춤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1988년생으로 한국계 이민자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홍 후보는 라면 전문점을 운영하다 2020년 위스콘신 주 의회 보궐 선거에 출마해 사상 첫 아시아계 의원에 당선됐다. 과거 요리사, 바텐더로 일했고 자녀 1명을 키우는 싱글맘이다. 자신을 ‘유일한 임금 노동자 후보이자 한국 이민자 가정의 딸, 싱글맘, 세입자’로 소개하며 무상 급식, 부유층 증세, 임금 삭감 없는 주 32시간 근무제 등 파격적인 공약을 내세워 젊은 유권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다만 경선 막판 과격했던 과거 발언이 재조명되면서 민심이 흔들렸다는 분석이다. 홍 후보는 2020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미국의 대표적 명절인 추수감사절을 ‘식민주의자들의 휴일’이라 부르며 이를 기념하기 위해 모이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독립기념일을 앞두고는 “나는 불꽃놀이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미 정치 제도 근간인 연방 상원 폐지 등을 주장하는 등 민주주의의 기본 뿌리까지 흔들 수 있는 주장에 유권자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설에서 홍 후보의 공약을 소개한 뒤 “이 의제 중 일부만 실현돼도 파멸적일 것”이라며 직격했다.

민주당 내에서 세력을 확산하던 DSA 진영에서도 공개적으로 홍 후보 지지를 망설였다. 퇴임을 앞둔 민주당 소속 토니 에버스 위스콘신 주지사는 홍 후보의 과거 발언이 11월 공화당 후보인 톰 티파니 하원의원을 상대하는 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공개 지적하며 크롤리를 지지했다. 여기에 ‘원조 DSA’라 할 수 있는 버니 샌더스 무소속 상원의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민주당 하원의원 등의 지지 선언도 이끌어 내지 못했다. NYT는 “두 사람의 대결은 핵심 경합주에서 진보 진영의 힘을 시험하는 시험대로 여겨졌다”면서 “홍 후보는 (공화당 후보와 맞붙는) 11월 본선에서 경쟁력을 우려하는 중도파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고 했다./조선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