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기습 경고받고도 묵살" 총선 앞둔 네타냐후 사면초가

잇단 보도에 '안보 실패 책임론'
AP "UAE 극비 방문한 네타냐후
사전경고 보도 부인해달라고 요청"

3줄 요약
이집트·UAE 사전 경고 묵살 의혹
네타냐후, 의혹 부인하며 "정보기관 탓"
총선 한 달 앞두고 '안보 실패' 책임론

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직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공격 가능성을 경고받고도 묵살했다는 폭로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안보 실패 책임론이 불거지며 네타냐후가 위기를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7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열린 리쿠드당 행사에서 베냐민 네타냐후(가운데) 이스라엘 총리가 손을 흔들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17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열린 리쿠드당 행사에서 베냐민 네타냐후(가운데) 이스라엘 총리가 손을 흔들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2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바스 카멜 당시 이집트 국가정보국(GIS) 국장이 하마스의 기습 수일 전 네타냐후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공격 가능성을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이집트 당국이 그해 6월부터 이스라엘에 관련 경고를 꾸준히 전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정보 당국 수장이 직접 총리에게 연락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네타냐후는 “카멜을 만나거나 통화한 적이 없다”며 보도를 부인했다.

앞서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이 네타냐후에게 공격 가능성을 사전에 경고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스라엘 매체 하레츠는 하마스의 공격 약 열흘 전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나흐얀 UAE 대통령이 네타냐후에게 전화를 걸어 “(기습을 지휘한 하마스 고위 간부) 야히아 신와르가 이스라엘을 상대로 대규모 행동을 계획하고 있고, 유혈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네타냐후는 이 역시 강력하게 부인했다.

이런 가운데 네타냐후가 지난 27일 UAE를 비밀리에 방문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AP는 네타냐후가 무함마드 대통령과 회담에서 UAE 측이 사전에 경고했다는 보도를 부인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지난 23일 이스라엘 라마트간의 한 TV 채널 선거방송 광고판에 가디 아이젠코트(왼쪽) 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과 베냐민 네타냐후(오른쪽) 이스라엘 총리의 얼굴이 나오고 있다. 아이젠코트가 이끄는 야샤르당과 네타냐후가 이끄는 리쿠드당은 오는 10월 총선을 앞두고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다투고 있다. /AP 연합뉴스
지난 23일 이스라엘 라마트간의 한 TV 채널 선거방송 광고판에 가디 아이젠코트(왼쪽) 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과 베냐민 네타냐후(오른쪽) 이스라엘 총리의 얼굴이 나오고 있다. 아이젠코트가 이끄는 야샤르당과 네타냐후가 이끄는 리쿠드당은 오는 10월 총선을 앞두고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다투고 있다. /AP 연합뉴스

수세에 몰린 네타냐후는 안보 실패의 책임을 자국 정보기관에 돌리고 있다. 당시 이스라엘 국내 정보기관 신베트 수장이던 로넨 바르가 하마스의 공격 위험성을 알고도 자신은 물론 현장 병력에도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네타냐후는 X에서 “좌파 언론이 로넨 바르가 저지른 모든 직무상 실패와 범죄의 책임을 나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바르는 “총리에게 재앙이 임박했다고 경고했으나 총리는 이 경고와 국경 방어를 강화하라는 권고를 모두 무시했다”며 네타냐후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예고했다.

야권은 전방위적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음 달 27일 열릴 총선에서 네타냐후의 최대 대항마로 꼽히는 가디 아이젠코트 전 참모총장은 “네타냐후는 맹목과 오만, 무책임으로 이스라엘을 역사상 최대의 재앙으로 이끌었다”며 비판했다. 당시 정부와 군의 대응이 적절했는지 규명할 국가 조사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는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

‘안보 수호자’ 이미지를 내세워 집권해 온 네타냐후의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스라엘민주주의연구소(IDI)가 이달 초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대계 이스라엘인의 68%는 하마스의 기습 사태가 어느 정당에 투표할지 결정하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타마르 헤르만 IDI 선임연구원은 “10월 7일 사태가 이번 선거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고 WSJ에 전했다./조선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