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클랜드는 우리 땅" 세리머니... 축구판을 정치판 만든 아르헨

선수들, 잉글랜드 꺾고 현수막 펼쳐들어
FIFA ' 정치적 중립' 의무 어겨 징계 가능성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16일 잉글랜드와의 북중미 월드컵 4강전에서 승리한 후 '말비나스는 아르헨티나 땅'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펼쳐 들고 있다./AP 연합뉴스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16일 잉글랜드와의 북중미 월드컵 4강전에서 승리한 후 '말비나스는 아르헨티나 땅'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펼쳐 들고 있다./AP 연합뉴스

‘말비나스는 아르헨티나 땅(Las Malvinas son Argentinas)’

2026 북중미 월드컵 4강에서 잉글랜드를 꺾은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이렇게 적힌 현수막을 펼쳐 들었다. 아르헨티나는 남대서양에 위치한 영국령 포클랜드 제도를 말비나스라고 부른다. 이날만큼은 승전국이 된 아르헨티나의 환희 속에 FIFA의 ‘정치적 중립’ 의무는 잠시 뒷전으로 밀린 것이다.

아르헨티나는 16일(한국 시각)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4강전에서 2대1로 승리했다. 후반 중반까지 0-1로 끌려가던 아르헨티나는 후반 45분과 추가 시간 연달아 골을 넣으며 역전승을 거뒀다.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가 2골 모두 도우며 결승행을 견인했다. 잉글랜드는 후반 중반에 공격수를 빼고 수비수를 넣으며 다소 이른 시간 잠그기에 나섰던 게 패착이 됐다.

이날 승리로 아르헨티나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이어 두 대회 연속 결승에 진출했다. 스페인과의 결승전에서 승리하면 2연속 우승까지 거머쥘 수 있다.

경기 후 아르헨티나 대표팀은 경기장을 가득 채운 관중들과 승전의 기쁨을 나눴다. 이 과정에서 수비수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와 미드필더 지오바니 로셀소가 ‘말비나스는 아르헨티나 땅’이라는 현수막을 펼쳤다.

16일 미국 애틀랜타의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년 월드컵 축구 잉글랜드 대 아르헨티나 준결승전에서 승리한 후,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스페인어로 “말비나스(포클랜드 제도)는 아르헨티나의 영토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있다./AFP 연합뉴스
16일 미국 애틀랜타의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년 월드컵 축구 잉글랜드 대 아르헨티나 준결승전에서 승리한 후,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스페인어로 “말비나스(포클랜드 제도)는 아르헨티나의 영토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있다./AFP 연합뉴스

아르헨티나는 지난 1982년 포클랜드 제도에 해병대와 특수부대원 2500여 명을 투입해 강제 점령에 나섰다. 이후 아르헨티나와 영국은 74일간 ‘포클랜드 전쟁’을 벌였다. 양국 도합 900여 명의 전사자가 나온 가운데, 100척이 넘는 함대를 동원한 영국의 승리로 끝났다.

이 같은 역사적 앙금이 남아있는 가운데, 1986 멕시코 월드컵 8강전에서 디에고 마라도나의 ‘신의 손’ 사건까지 터지면서 양국이 맞붙는 경기는 전쟁을 방불케 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도 파블로 키르노 아르헨티나 외무장관이 “영국이 포클랜드 제도를 불법 점령하고 있다”며 “영국 잔류를 결정한 2013년 주민투표 결과는 법적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자,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실이 “포클랜드 제도 주민들은 스스로 미래를 결정할 권리가 있는 영국인”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경기에서 승리한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현수막으로 포클랜드 제도 영유권 논쟁이 다시 한번 불붙었다. 다만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을 이유로 아르헨티나 선수들을 징계할 여지는 있다.

실제 지난 2014년 아르헨티나 대표팀이 슬로베니아와의 평가전에서 “말비나스는 아르헨티나 땅”이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펼친 뒤 기념사진을 촬영했다가, 아르헨티나 축구협회가 2만파운드(약 4000만원)의 벌금을 내기도 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경기장 내 정치적 슬로건을 금지하는 FIFA에 해당 사건이 보고될 게 확실시된다”고 했다./조선스포츠 

16일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잉글랜드 대 아르헨티나 월드컵 축구 준결승전이 끝난 후, 아르헨티나 팬들이  “말비나스(포클랜드 제도)는 아르헨티나 땅이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있다. /AP 연합뉴스
16일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잉글랜드 대 아르헨티나 월드컵 축구 준결승전이 끝난 후, 아르헨티나 팬들이 “말비나스(포클랜드 제도)는 아르헨티나 땅이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있다. /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