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 공항·코난 공항·구마몬 영업부장… 日 지자체, 만화 캐릭터 달고 부활의 노래
돗토리현, 코난공항으로 바꾼 뒤
8년 만에 방문객 11배로 늘어나
구마모토현은 곰 캐릭터 만들어
8년 연속 年 매출 1조5000억원
2024년 노토반도 지진으로 피해를 입었던 이시카와현 노토 공항이 7일 ‘노토 포켓몬 공항’으로 이름을 바꾸고 새 단장했다. 로비에 거대한 피카츄 풍선과 관련 기념품, 식당에서는 포켓몬 한정 메뉴, 이시카와현과 어울리는 비행 타입 포켓몬 111종을 배치했다. 재해 지역을 지원하는 ‘포켓몬위드유 재단’이 이시카와현에 제안해 만든 것으로 ‘포켓몬 공항’ 명칭은 2029년 9월까지 사용한다.
일본 지자체가 인기 애니메이션을 활용해 공항을 단장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명탐정 코난’과 ‘게게게의 키타로’의 작가들을 배출한 돗토리현은 동쪽은 ‘사구 코난 공항’, 서쪽은 ‘요나고 기타로 공항’으로 이름을 짓고 ‘만화 왕국 돗토리’를 표방하고 있다.
코난 공항은 2018년 본격 리뉴얼된 뒤 방문객이 10배로 늘어나는 대성공을 거뒀다. 각종 조형물뿐 아니라 작품 속 ‘카페 포아로’를 재현하고, 공항 곳곳을 돌며 문제를 푸는 ‘미스터리 랠리’를 마련하자 비행기 탈 일이 없는데도 이곳을 찾는 일반 방문객이 급증했다. 2017년 4만3939명이었던 일반 방문객은 리뉴얼 직후인 2018년 37만9021명으로 급증했고, 지난해엔 49만1359명에 달했다. 공항을 비행기 터미널이 아니라, 여행의 목적으로 만든 결과다.
기타로 공항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기여하고 있다. 공항뿐 아니라, 시내 곳곳을 관련 테마로 꾸며 관광을 연계한 덕이다. 지난해 여름, 체류 증가율 순위에서 돗토리현 서쪽인 사카이미나토시와 요나고시가 전국 1, 2위를 기록했다.
특히 요괴를 소재로 한 인기 애니메이션 ‘게게게의 키타로’의 작가 이름을 딴 ‘미즈키 시게루 로드’ 주변 체류가 두드러졌다. 이곳은 요괴 동상과 야간 조명으로 ‘게게게의 키타로’의 세계를 체험할 수 있는 명소가 됐다.
유명한 작가가 없다고 포기할 일은 아니다. 구마모토현은 2010년 완전히 새롭게 개발한 ‘구마몬’이라는 곰 캐릭터로 엄청난 경제 효과를 누리고 있다. 2011년 규슈 신칸센 전 구간 개통을 앞두고, 관광객들이 구마모토를 지나쳐 가버릴 것이란 위기감에서 출발한 구마몬은 작년까지 관련 매출만 20조원에 달하는 대성공을 거두고 있다.
당시 구마모토현은 구마몬 라이선스를 일정 조건만 맞으면 누구나 무료로 쓸 수 있게 했다. 그 결과 구마몬은 생활용품이나 음식뿐 아니라, 택시·열차·우체통, 또 맨홀이나 혼인신고서에도 그려졌다. 지역 곳곳이 구마몬으로 물들면서 최근 연매출이 8년 연속 1조5000억원을 넘었다. 구마몬은 현재 ‘구마모토현 영업부장 겸 행복부장’을 역임하고 있다.
최근 지바현의 조시전철은 나카노쵸역에서 구조된 고양이(암컷, 1살) ‘나카노상’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나카노상은 지난해 10월 나카노쵸역 앞 자판기 아래에서 쇠약한 상태로 구조됐다. 당시 눈도 못 뜬 상태였지만 이후 건강을 회복해 올 1월부턴 역 대합실에서 방문객을 맞는 ‘견습 사원’으로 채용됐다. 지난 5월엔 ‘고양이 역장’에 임명됐고, 조만간 사장 자리에 앉을 예정이다. 나카노상을 보러 오는 승객들과 관련 굿즈 판매가 늘면서 경영난에 시달리던 조시전철은 기사회생중이다.
모든 캐릭터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우후죽순 만들어진 캐릭터들 중엔 빛을 못 보는 경우도 많다. 미야자키현은 개를 활용한 캐릭터 ‘미야자키견’ 3마리를 만들었지만, 특별한 매력이 부족하고 캐릭터 자체보다 관광지·농산물 홍보를 병행하다보니 큰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다./조선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