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마르세유 등 야간 통금령… 국가 비상사태 선포 가능성도

'노란 조끼' 측은 "24일 시위 2막"
전국 3000여 상점들 약탈당하고
중고 사이트에는 명품 대거 등장
루브르도 시위대에 의해 봉쇄

3줄 요약
노란 조끼 24일 대규모 시위 재차 예고
상점 3000곳 피해 경제적 피해 10억유로 추산
정보 수집 실패 지적에 프랑스 국회 조사
지난 17일 프랑스 마르세유 시청 바닥에 프랑스 혁명의 상징 마리안느 흉상이 나뒹굴고 있다. /AFP 연합뉴스
지난 17일 프랑스 마르세유 시청 바닥에 프랑스 혁명의 상징 마리안느 흉상이 나뒹굴고 있다. /AFP 연합뉴스

파리를 비롯한 프랑스 주요 도시에서 반정부 시위와 폭력·약탈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야간 통행 금지령이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국가 비상사태 선포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는 20일(현지 시각) “전날 내린 통금령이 사태 진정에 도움이 됐다”며 “오늘 밤에도 새로운 통금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파리 경찰은 시위의 ‘본거지’인 레퓌블리크 광장 일대와 상업 지구인 레알 지구 일대에 19일 심야부터 20일 새벽까지 통금령을 내리고 경찰을 배치했다. 공중의 헬기가 지상에 불빛을 비추며 통금 준수 상황을 감시했다.

격렬한 시위가 벌어진 제2 도시 마르세유에선 23일까지 통금이 시행된다. 리옹을 비롯해 남부 휴양 도시 니스에서도 통금령이 내려졌다. 북부 릴·두에·와티니·드냉 지역에선 야간 미성년자 통금 조치가 시행됐다. 프랑스 주재 미국 대사관은 파리 등 대규모 시위 지역 접근을 자제하라는 경계령을 자국 국민에게 발령했다.

하지만 시위를 주도하는 ‘노란 조끼 운동’ 측은 홈페이지에 “오는 24일 2막을 열겠다”며 대규모 시위를 재차 예고했다. 노조 등 시위 주최 측은 다음 달 5일 대규모 총파업을 하겠다고도 밝히고 있다.

지난 18일 프랑스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에서 복면을 쓴 시위대가 지켜보는 가운데 무더기로 쌓인 자전거가 불타고 있다. 이번 시위는 열악한 교육 여건과 생활고 등에 항의하며 시작됐지만 약탈과 방화가 잇따르며 갈수록 과격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AFP 연합뉴스
지난 18일 프랑스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에서 복면을 쓴 시위대가 지켜보는 가운데 무더기로 쌓인 자전거가 불타고 있다. 이번 시위는 열악한 교육 여건과 생활고 등에 항의하며 시작됐지만 약탈과 방화가 잇따르며 갈수록 과격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AFP 연합뉴스

상점 약탈 등 시민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세르주 파팽 상무장관은 “전국에서 최소 3000곳의 상점이 피해를 봤다”고 했다. 모닝스타 DBRS 글로벌 보험 책임자는 이번 사태에 따른 경제적 피해를 10억∼12억유로(약 1조4890억~1조7800억원) 규모로 추산했다.

현재 유럽의 중고 거래 플랫폼에는 명품 가방과 향수, 화장품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상당수가 약탈품으로 추정된다. 이에 프랑스 정부는 플랫폼 기업 관계자들을 소집해 “장물 거래를 차단하고 재판매자들을 기소하는 데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연 900만명이 방문하는 세계 최대 박물관인 루브르는 산하 문화예술 교육 기관인 ‘에콜 뒤 루브르’ 학생들의 ‘봉쇄 시위’로 지난 19일 폐관했다. 한 네덜란드인 부부는 “파리의 이미지를 망치고 있다.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다. 두 자녀를 데리고 루브르를 찾은 릴라(33)는 시위대를 가리켜 “철없는 아이들”이라고 비난했다고 르몽드는 전했다. 시위가 장기화할 경우 관광 대국으로서의 프랑스의 매력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부의 치안 실패 책임론도 확산하는 상황이다. 지난달 시위 확산 국면에서 경찰은 14세 소년의 얼굴에 2m 거리에서 최루탄을 발사해 중상을 입혔다. 이 때문에 시위대의 분노가 들끓었는데도 지난 17일 시위 인원을 10만~20만명 규모로 예측하고 그에 맞춰 경찰력을 배치했다. 하지만 실제 인파는 50만명(주최 측 추산 80만명)이었다. 정보 수집과 대응 판단이 완전히 실패했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프랑스 국회는 위원회를 구성해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조선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