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산수 수준"... 트럼프식 상호 관세 계산법에 경제학계 조롱 쏟아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 발표한 상호 관세 계산법을 놓고 경제학계의 조롱이 쏟아지고 있다. 트럼프가 지난 1월 취임 이후 국가 간 불공정 무역을 바로잡겠다고 공언해온 만큼 정교한 분석을 거쳐 관세율을 정할 듯 보였지만, 실제로는 미국이 국가별로 기록한 연간 무역 적자를 해당국에서의 총 수입액으로 나눈 단순 비율을 근거로 산정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공급망과 무역 구조의 복잡성을 고려하지 않은 기초 산수 수준의 계산”이라고 비판했다.
하버드대 총장을 지낸 로런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3일 소셜미디어 X에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 관세를 산정하면서 관세 데이터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 분명해졌다”며 이런 계산으로 관세율을 산출하는 것이 “마치 창조론이 생물학에, 점성술이 천문학에, (백신에 회의적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의 사상이 백신 과학에 비유되는 것과도 같다”고 썼다.
워싱턴포스트(WP)도 “너무나 단순한 이 산식이 전문가들의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수 성향 싱크탱크 아메리칸 액션 포럼의 더글러스 홀츠-이킨 회장은 WP에 “(상호 관세율 계산은) 자의적이고 임의적”이라며 “트럼프는 이런 계산 방식이 좋았을 것이다. (관세율과 상관없이) 결국 모든 것이 각국과 개별 협상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세계무역기구(WTO) 출신 국제 무역 컨설턴트 드미트리 그로주빈스키는 캐나다 CBC 방송에 “마치 천국에서 성 베드로가 당신의 삶이 의로웠는지 평가하기 위해 생전에 냈던 주차 벌금을 속도 위반 벌금으로 나눈 비율을 사용하는 것과 같다”며 “이 공식은 정말 게으르고 아마추어적이며 과자 봉지 뒷면에도 쓸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하다”고 했다. 캐나다 웨스턴대 크리스티안 브라보 교수도 이 방송에 “공식이 너무 단순하고 경제학적 지식에 전혀 기반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에 정말 놀랐다”며 “이 공식이 글로벌 무역 질서를 뒤흔들 수 있는 정책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더욱 그렇다”고 했다.
영국 더타임스는 “경제학자들이 트럼프의 관세 계산 방식에 경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듀크대 펠릭스 틴텔노트 교수는 이 매체에 “글로벌 무역에서 특정 국가를 상대로 흑자를 보고 다른 국가 상대로 적자를 보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만약 당신이 식료품점에 돈을 주고 물건을 사니 적자이고, 고용주로부터는 월급을 받아 흑자라고 할 때 식료품점과는 늘 적자니까 관세를 매기자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조선일보 워싱톤 특파원 박국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