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직격탄 날리고도 건재한 '배짱남'

허커비 駐이스라엘 미국 대사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 /로이터 연합뉴스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나와 미국이 없었다면 이스라엘도 없었을 것”이라는 발언에 “이스라엘이 없었다면 미국도 없었을 것”이라고 맞받아쳤던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가 이번에는 (내가 해고돼) 이스라엘에서의 마지막 연설을 하게 되는 게 아닌지 확인하려고 트럼프 대통령의 소셜미디어를 보고 왔다”고 농담하는 등 특유의 배짱을 과시했다.

허커비는 21일 예루살렘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그(트럼프)는 보통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밤중에 사람들을 해고하지만 지금까지는 문제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 16일 허커비는 유대·사마리아 이스라엘 유산 국제회의에 참석해 “이스라엘 없이는 미국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의 발언은 트럼프가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국(G7) 정상회의에서 “나와 미국이 없었다면 이스라엘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 직후에 나온 발언이었다. 이에 일각에선 허커비가 트럼프에게 공개적으로 맞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트럼프는 자신의 뜻에 어긋나는 인사를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격 경질하는 스타일이지만, 허커비는 이후에도 이 상황을 농담 소재로 사용하는 등 이례적으로 건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허커비는 아칸소 주지사를 거쳐 공화당 대선 경선에도 두 차례(2008·2016년) 뛰어들었던 거물급 정계 인사다. 수십 년 전부터 이스라엘 강경 우파인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확고하게 지지해 왔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별개의 국가로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마저 반대하는 대표적인 친이스라엘 강경파로 꼽힌다.

미 정계에서는 트럼프가 허커비를 쉽게 내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그가 미국 보수 진영의 핵심 축인 ‘복음주의 기독교’의 대부와도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침례교에서 정식으로 목사 안수를 받은 허커비는 성서적 신념에 기반한 정치 활동으로 보수 기독교 표심을 움직이는 인물이다. 또 보수 성향 방송 폭스뉴스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토크쇼를 진행하며 대중의 인기를 한 몸에 받기도 했다.

트럼프와 허커비의 개인적인 친분도 거론된다. 허커비는 2016년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도중 레이스를 중도에 포기했고, 이후 트럼프 지지 선언을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정치적 아웃사이더에 가깝던 트럼프에게 허커비의 지지는 천군만마와 같았다. 이후 트럼프는 1기 행정부 때 허커비의 딸 새라 허커비(현 아칸소 주지사)를 백악관 대변인에 앉히며 인연을 이어 갔다. 트럼프와 허커비가 이스라엘에 대한 시각차를 보이는 것을 두고 보수 진영 내 노선 투쟁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허커비가 대표하는 복음주의 지지층에서는 트럼프와는 달리 이스라엘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지를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조선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