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크루즈·브래드 피트 격투... AI 영상에 할리우드는 '쇼크'

바이트댄스의 AI로 만든 '15초 영상' 확산
유명 각본가 "우리는 아마 끝일 것 같다"
美영화협회·배우노조 "저작권 침해" 반발

지난해 6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영화 ‘F1 더 무비’ 프리미어 행사에서 배우 톰 크루즈(왼쪽)과 브래드 피트가 만나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지난해 6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영화 ‘F1 더 무비’ 프리미어 행사에서 배우 톰 크루즈(왼쪽)과 브래드 피트가 만나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톰 크루즈와 브래드 피트가 격투를 벌이는 장면이 담긴 AI 영상이 확산되며 할리우드가 충격에 빠졌다.

13일(현지 시각) 할리우드 리포터·버라이어티 등 외신에 따르면, 영화 감독 로우리 로빈슨이 소셜미디어에 게시한 15초짜리 영상이 확산되며 영화 업계에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로빈슨은 SF 호러 ‘플래닛 바이러스’ 등을 연출한 아일랜드 감독이다. 그가 공유한 영상에는 건물 옥상 위에서 크루즈와 피트가 주먹을 휘두르며 싸우는 장면이 담겼다. 로빈슨은 해당 영상이 “시댄스 2에서 두 줄짜리 프롬프트로 만든 것”이라고 밝혔다. 시댄스 2.0은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가 지난 7일 출시한 AI 영상 생성 모델이다.

로우리 로빈슨 감독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톰 크루즈·브래드 피트의 격투 영상. 시댄스 2.0으로 만든 AI 영상이라고 밝혔다./X(구 트위터)
로우리 로빈슨 감독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톰 크루즈·브래드 피트의 격투 영상. 시댄스 2.0으로 만든 AI 영상이라고 밝혔다./X(구 트위터)

‘데드풀&울버린’, ‘좀비랜드’ 등을 쓴 할리우드 각본가 레트 리스는 해당 영상을 공유하며 “이런 말을 하기 싫지만, 우리는 아마 끝일 것 같다”고 썼다. 이어서 그는 “머지않아 한 사람이 컴퓨터 앞에 앉아, 지금 할리우드가 내놓는 영화와 구분이 되지 않는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될 것”이라며 “물론 그 사람이 실력이 없다면 형편없는 결과물이 나오겠지만, 만약 크리스토퍼 놀런 같은 재능과 안목을 갖춘 사람이라면, 그 결과는 엄청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주요 영화 스튜디오와 OTT를 대표하는 미국영화협회(MPA)는 이 모델이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즉각 반발했다. MPA의 회장이자 CEO인 찰스 리브킨은 “중국 AI 서비스 시댄스 2.0은 단 하루 만에 미국 저작권 보호 작품을 대규모로 무단 사용했다”며 “침해를 막기 위한 실질적 안전장치 없이 서비스를 출시한 것은,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수백만 미국인의 일자리를 떠받치는 저작권법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바이트댄스는 즉각 침해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배우노조 SAG-AFTRA도 “노골적인 저작권 침해”라며 바이트댄스를 규탄했다. 노조는 “이 침해에는 우리 조합원들의 목소리와 초상에 대한 무단 사용이 포함돼 있다.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며, 인간 배우들이 생계를 유지할 능력을 약화시킨다”며 “시댄스 2.0은 법과 윤리, 업계 기준, 기본적인 동의 원칙을 무시하고 있다. 책임 있는 AI 개발에는 책임이 수반돼야 하지만, 여기에는 그런 요소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성명을 냈다./조선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