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압박→막판 유턴'...이젠 이란도 다 아는 트럼프식 엄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서 주말을 보낸 뒤 백악관으로 복귀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 안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서 주말을 보낸 뒤 백악관으로 복귀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 안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대규모 군사공격을 예고했다가 하루 만에 외교로 돌아섰다. 군사적 압박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뒤 막판에 협상 쪽으로 선회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한때 상대를 긴장시켰던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성’도 이제는 예측 가능한 익숙한 행동 패턴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AP통신은 3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 과정에서 강력한 군사행동을 위협했다가 마지막 순간 이를 보류하는 장면을 거듭 연출하고 있다며, 이번에도 같은 흐름이 반복됐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내각회의에서 이란과의 협상에 대해 “믿음을 잃고 있다”며 미군이 이란을 “매우 강하게 타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백악관도 “이란이 협상에 응하지 않으면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강경 메시지를 잇달아 내놨다.

그러나 불과 하루 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그리고 이란 측의 요청으로 대규모 공습 계획을 보류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과 이란이 3일 오후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라고도 공개했다.

AP는 이 같은 방식이 트럼프 대통령이 부동산 사업가 시절부터 활용해온 협상 전략과 닮아 있다고 평가했다. 상대를 벼랑 끝까지 몰아붙여 압박 수위를 높인 뒤, 마지막 순간 외교적 출구를 열어 협상력을 극대화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에도 대규모 공격을 예고했다가 시한 직전 휴전에 합의했고, 5월에는 “중대한 군사공격을 준비했다”며 압박하다 협상 진전을 이유로 철회했다. 6월에도 “매우 강하게(VERY HARD) 공격하겠다”고 경고한 뒤 협상 진전을 이유로 계획을 접었다.

이번에도 같은 흐름이 반복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방식은 이제 국제사회에서도 익숙한 패턴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AP는 “이 같은 전략이 시간이 갈수록 효과를 잃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은 미국보다 더 큰 전략적 고통을 감내할 수 있다고 판단하며 버티기에 나서고 있고, 미국 역시 장기전으로 갈수록 무기 소모와 중간선거를 앞둔 정치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AP 여론조사에서는 미국인의 약 3분의 2가 이란 전쟁이 “가치 있는 전쟁이 아니다”라고 답했으며, 공화당 지지층에서도 약 3분의 1 이상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민주당의 마크 켈리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상황을 전쟁 이전으로 되돌릴 수 있는 리셋 버튼이 있다면 누르고 싶어 할 것”이라고 비판했고, 공화당의 존 케네디 상원의원도 “추가 확전은 유가와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며 “현 단계에서는 제재와 핵 프로그램 압박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군사적 선택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최대 압박 뒤 협상’이라는 ‘트럼프식 협상 공식’이 반복될수록 이란도 이를 학습하게 되면서 협상 효과가 약해질 수 있다는 점이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조선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