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불어닥친 '이란전 삼중 역풍'

100조원 넘는 전쟁 관련 청구서에
집권 공화당 내부서 공개 충돌까지
핵심 지지층도 "완전 질렸다" 이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워싱턴DC 내셔널몰에서 열린 미국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그레이트 아메리칸 스테이트 페어' 개막 집회에서 해병대 군악대 공연에 맞춰 손짓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워싱턴DC 내셔널몰에서 열린 미국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그레이트 아메리칸 스테이트 페어' 개막 집회에서 해병대 군악대 공연에 맞춰 손짓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쟁 비용과 당내 반발, 핵심 지지층 이탈이라는 삼중 부담에 직면했다. 의회에는 100조원이 넘는 전쟁 관련 추가 예산을 요청했고, 집권 공화당 내부에서는 공개 충돌이 벌어진 데 이어 트럼프 핵심 지지층인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에서도 공개적인 이탈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백악관은 24일 의회에 약 880억달러(약 136조원) 규모의 긴급 추가 예산안을 제출했다. 이 가운데 671억달러는 국방부 예산으로, 사실상 이란전 비용과 탄약·장비 재보급을 위한 자금이다.

예산안에는 이란전 과정에서 대량으로 사용된 미사일과 정밀유도무기 재고 보충 비용 210억달러를 비롯해 군사작전 비용 173억달러, 군사 대비 태세 강화 17억달러, 드론 사업 24억달러, 사이버·자율 체계 사업 51억달러 등이 포함됐다. 기밀 프로그램 예산도 121억달러에 달한다.

국방부는 앞서 이번 이란전의 직접 비용을 약 290억달러로 추산해 의회에 보고한 바 있다. 트럼프는 종전 이후 “전쟁은 끝났다”며 중동 안정과 평화를 강조해 왔지만, 종전 합의 직후 의회에 100조원이 넘는 추가 국방 예산을 요청하면서 전쟁의 재정적 부담이 본격적으로 드러났다는 평가다.

하지만 예산안의 의회 통과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란전을 불법 전쟁이라고 규정하며 대규모 군사비 증액에 반대하고 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재정 지출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이날 트럼프는 연방의회에서 열린 공화당 상원의원들과의 비공개 오찬에서도 이란전을 둘러싸고 정면 충돌했다. 복수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란전과 관련한 의회의 전쟁권한 결의안에 찬성한 공화당 의원들을 강하게 비판했고, 특히 빌 캐시디 상원의원과는 격한 설전을 벌이며 캐시디를 향해 “미친 사람(lunatic)”이라고 부른 것으로 전해졌다. 캐시디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은 내가 왜 전쟁에 반대 표결을 했는지 따졌고, 나는 국민이 알아야 할 질문을 한 것이라고 답했다”며 “나는 협박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를 떠받치던 지지층에서도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보수 논객 터커 칼슨은 최근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35년 동안 공화당을 지지했지만 더 이상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에 충성하지 않는 정당에는 투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때 트럼프의 최측근으로 꼽혔던 마조리 테일러 그린 전 하원의원도 23일 소셜미디어에 “공화당을 지지하지 않는 것은 터커뿐만이 아니다”라며 “유권자와 국가를 배신하는 정당에 완전히 질렸다”고 밝혔다.

두 사람 모두 트럼프의 이란전과 해외 군사 개입 확대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이란전을 계기로 지지층 내부의 균열이 가시화하면서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의 정치적 부담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조선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