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시, 시장 혼란에도 '조용한 연준' 고수…계속 상승하는 美 국채 금리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미래의 기준금리 경로에 대한 메시지를 최소한으로 줄이겠다는 ‘작은 연준’ 원칙을 밀어붙이는 가운데, 미국의 시장 금리인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중동 전쟁과 미국의 관세 인상으로 인플레이션 위험이 커져도 연준이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불안이 번지자 시장이 먼저 움직인 결과다. 미국의 시장 금리 상승은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 시장 금리도 끌어올려 주식 시장과 불어난 가계 대출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
인플레이션에 민감한 3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6일 전날보다 0.05%포인트 오른 연 5.22%로 미국 시장 거래를 마쳤다. 이 금리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지난달 29일 급등해 19년 만에 처음으로 연 5.2%를 넘어선 데 이어 계속 높은 수준에 머무는 상황이다. 이날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06%포인트 상승한 연 4.69%를 기록했다.

미국 국채 금리는 워시가 취임 후 두 번째로 주재한 지난달 기준금리 결정을 위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통화 정책 방향에 대한 신호를 주지 않겠다”는 기조를 재차 못 박은 후 빠르게 오르고 있다. 당시 FOMC 위원 열둘 중 셋이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음에도 워시가 “시장이 알아서 긴축을 하고 있다”며 연준의 존재감을 약화하겠다는 소신을 거듭 강조하자 시장 금리가 치솟기 시작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 워시의 측근을 인용해 “워시가 자신의 발언이 시장의 단기적 혼란을 일으킨 데 대해 실수를 인정했다”면서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시장에 대한 중앙은행의 영향력을 대폭 줄이고 연준을 개혁하겠다는 워시의 원칙이 뒤집혔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은 인공지능(AI)발 활황에 대한 기대감으로 크게 오른 주식 시장에 부담을 주고, 대출 금리를 끌어올려 소비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시중 금리 상승은 빚을 내 투자하는 비용을 높여 AI 기업들의 실적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 한편 6일 미국 모기지(장기 주택담보대출) 금융기관 프레디맥에 따르면 장기 국채 금리에 영향을 받는 미국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의 평균 금리는 연 6.69%로 한 주 만에 0.03%포인트 오르며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조선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