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가 보여준 미래 군대... 로봇·드론, '받들어 총'은 없다
우크라이나는 24일(현지 시각) 35주년 독립기념일을 맞아 병사와 전차 대신 육해공 드론과 로봇으로만 구성한 ‘무인(無人) 열병식’을 선보였다.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5년째 항전 중인 우크라이나의 핵심 전력인 무인 체계는 현대 전쟁의 개념 자체를 뒤흔들고 있다. 군사 전문 매체들은 무인 전투 체계로만 열병식을 구성한 것은 세계 최초라고 평가했다.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선 공중·지상·해상 드론 약 100대가 동원된 열병식이 열렸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이 공개한 열병식 영상을 보면, 중심가 흐레샤티크엔 병사나 전차·장갑차 대신 지상 로봇 수십 대가 오와 열을 정연하게 맞춰 행군했다. 테르밋, 리스, 심바, 아르달, 즈미이, 라텔 등 이름이 붙은 이 로봇들은 정찰과 지뢰 매설·제거, 탄약 운반, 부상병 후송, 포로 압송, 직접 화력 지원까지 도맡는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이들 로봇이 올해에만 6만6000여 차례 임무에 투입돼 러시아의 공세를 방어하는 데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드니프로강에서는 마구라, 시베이비 등이라고 불리는 무인정 9대가 물살을 갈랐다. 러시아 흑해 함대와 맞설 만한 재래식 함대가 없는 우크라이나는 무인정을 동원해 러시아 군함과 크림반도 군사시설을 타격했다. 유로뉴스는 “재래식 함대가 훨씬 작은 우크라이나가 한때 흑해를 지배했던 러시아 함대에 도전할 수 있게 한 전력”이라고 평가했다. 키이우 상공은 드론으로 뒤덮였다 러시아 자폭 드론을 타격하는 요격 드론을 비롯, 폭격 드론, 정찰 드론, 장거리 공격 드론 수십 대를 선보였다.
유로뉴스는 이번 열병식에 대해 “우크라이나가 이전에는 한 번도 선보이지 않았던 군사 시연”이라며 “미래 전쟁의 모습과 4년 반의 러시아 전면 침공이 우크라이나군을 얼마나 변화시켰는지를 엿보게 한다”고 했다. “행진하는 병사도, 탱크도, 중장갑 차량도 없었지만 비슷한 임무를 수행하도록 설계된 로봇들이 등장했다”고도 했다. 미 군사전문매체 디펜스블로그 역시 “세계 최초로 전적으로 무인체계로 구성된 군사 퍼레이드”라고 했다./조선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