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조원대 이란 동결 자금 먼저 해제 되나..."美, 카타르와 협의"

가시화되는 이란의 숙원 사업
인도주의적 목적으로 사용하도록 우회로
미국 내에선 "너무 양보" 불만도

19일 레바논 남부 티레에서 시아파 무슬림 추모 의식 기념예배에 참석한 한 남성./AP 연합뉴스
19일 레바논 남부 티레에서 시아파 무슬림 추모 의식 기념예배에 참석한 한 남성./AP 연합뉴스

이란이 동결 자금 60억달러(9조2000억원)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접근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미국과 카타르가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금은 이란이 한국에 원유를 판매한 대금으로 카타르에 묶여 있었다. 동결 자금 해제는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이란의 숙원 사업 중 하나다. 다만 미국은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를 준수해야 동결 해제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 이란이 식량, 의약품 등 인도주의적 물품을 구매하는 데 60억달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미국과 카타르가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이 60억달러를 현금으로 인출해 가는 방법은 허용하지 않지만, 인도주의적 목적으로는 사용하도록 우회로를 만든다는 것이다.

60억달러는 이란이 한국에 원유를 판매한 대금으로 원래 한국에 동결돼 있었다. 2023년 9월 바이든 정부는 미국 시민 5명을 석방하는 대가로 이 자금을 한국에서 카타르로 송금하게 했다. 그런데 이란의 동맹인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가 2023년 10월 이스라엘을 공격하자 미국은 카타르에 있던 이 자금을 동결했다.

이란이 각국에서 받지 못한 동결 자금은 약 1000억달러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통화 가치 하락 등 경제 위기가 심화된 이란에서는 동결 자금 해제가 절실했다. 이란 측 협상 대표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도 미국과 협상 내내 “1차로 240억달러를 동결 해제하라”고 주장해왔다. 미국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해제하고 고농축 우라늄 비축량을 희석하는 대가로 동결된 이란 자산을 해제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인도주의적 명목으로만 자금을 사용하게 한다는 미국과 카타르의 대안을 이란이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만약 이란이 동의한다고 해도 실제 이 조치가 이뤄지기까지는 걸림돌이 적지 않다. 당장 이란은 20일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했다.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 정권이 합의를 위반하고 철수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미 정보기관에서는 올해 가을 총선을 앞둔 베냐민 네타냐후가 레바논 전쟁을 계속하려 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고유가를 낮추기 위해 종전을 원하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상황이다. 또 미 정계에서 “미국이 이란에 너무 많이 내줬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이 쉽게 동결 자금 해제에 나서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조선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