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2000개'에 트럼프도 멈칫?… WSJ "이란, 美방어망 뚫는 법 터득"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이란 테헤란의 한 공원에 이란 미사일이 전시돼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이란 테헤란의 한 공원에 이란 미사일이 전시돼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이란이 미국과의 핵 협상에 있어 강경한 태도를 보일 수 있는 이유가 이란의 미사일 전력에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8일(현지 시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중동 지역을 사정권에 둔 중거리 탄도미사일 약 2000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걸프 지역 미군 기지 및 호르무즈 해협 함정을 타격할 수 있는 단거리 미사일과 대함 순항미사일도 상당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이란의 미사일 전력이 미국과의 군사적 충돌을 막는 ‘억제제’ 역할을 한다고 봤다. 이란의 미사일 공격 능력이 중동 전역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이 섣불리 이란을 공격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베남 벤 탈레블루 선임국장은 “실질적인 공군력과 방공망이 부재하고, 핵 능력도 크게 훼손된 상황에서 탄도미사일은 이제 이란 억지력의 핵심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미사일들은 강압, 방어, 그리고 처벌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만능 도구와 같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도 이란의 미사일을 심각한 위협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중순 예정이었던 이란 공격 계획을 이란의 미사일 보복 우려와 현지 병력 상황을 고려해 막판에 연기했다”고 했다. 이후 미군은 중동 지역에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추가로 배치했다.

이란의 미사일 전력은 이슬람 혁명 당시만 해도 취약한 수준으로 평가됐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특히 지난해 6월 이란은 ‘12일 전쟁’으로 미국이 떨어뜨린 벙커버스터 등으로 초강력 타격을 받았지만 주요 무기 체제는 온전히 보존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WSJ는 “이란은 러시아와 미국의 기술을 모방해 수십 년에 걸쳐 탄도미사일을 개발해왔다”며 “전쟁이 진행될수록 이란은 이스라엘과 미국의 방어망을 뚫고 더 많은 자국 미사일을 발사하는 방법을 터득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자국 미사일 전력 덕분에 미국이 공격 대신 대화를 선택했다고 주장한다.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정치국장 야돌라 자바니 준장은 지난주 새 중거리 탄도미사일 모델을 공개하며 “미국이 ‘겸손한’ 자세로 협상 테이블에 돌아왔다”고 말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미국을 겨냥해 “누구도 우리에게 행동을 지시할 권리가 없다”며 “우리는 절대로 ‘제로 농축’을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과 이란은 지난 6일 오만 수도 무스카트에서 이란 핵 문제를 논의하는 협상을 진행했다. 지난해 6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핵 시설을 연달아 폭격하며 대화가 중단된 지 8개월 만이다. 이런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1일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이란 핵 협상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조선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