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홍수 부른 산악 빙하, 아시아에만 9만5000개…"재해 더 잦아질 수도"

 

네팔 대홍수 나흘째인 29일(현지 시각) 네팔 누와코트 데비가트 수해지역에서 주민들이 폐허가 된 마을을 빠져나가고 있다. /뉴스1
네팔 대홍수 나흘째인 29일(현지 시각) 네팔 누와코트 데비가트 수해지역에서 주민들이 폐허가 된 마을을 빠져나가고 있다. /뉴스1

네팔에서 발생한 대규모 홍수의 원인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빙하 붕괴가 지목되는 가운데, 아시아 산악 지대에만 빠르게 녹고 있는 빙하가 10만개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28일(현지 시각)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댄 맥그래스 콜로라도주립대 지구과학과 교수는 아시아 산악 지대에 약 9만5000개의 빙하가 있으며, 이들의 총면적은 한국과 비슷한 규모라고 밝혔다.

맥그래스 교수는 “이 빙하들이 매우 빠른 속도로 질량을 잃고 있다”며 “매년 이 지역 빙하가 녹아 생기는 물만으로도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의 꼭대기까지 물에 잠길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은 첨탑을 제외한 높이가 약 381m에 달한다. 아시아 산악 지대에서 매년 사라지는 빙하의 규모가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네팔 홍수와 같은 재해가 이미 예견돼 왔으며 앞으로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네팔 등지의 빙하 수문학을 연구해 온 제이슨 굴리 사우스플로리다대 지질학 교수는 이날 뉴욕타임스(NYT) 기고를 통해 네팔에서 녹아내리는 빙하는 마치 시한폭탄과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20여 년간 네팔 빙하 지역을 6차례 탐사한 바 있는데, 중국과 네팔 국경 지대에서 1990년대 이후 ‘빙하 붕괴’가 이미 수십 차례 발생했다고 밝혔다.

빙하 붕괴는 빙하의 얼음이 눈사태처럼 무너져 내리는 빙하 눈사태, 얼음덩어리가 대규모로 떨어져 나가는 빙하 분리, 암반과 빙하가 한꺼번에 무너져 내리는 암빙 사태 등을 일컫는다.

굴리 교수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억제되지 않는다면 기온 상승으로 2100년까지 아시아 고산지대에 남아 있는 빙하의 최대 75%가 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온이 올라가 빙하가 녹으면서 생긴 물이 다시 거대한 호수로 변해, 하류 인근 지역에 잠재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그는 지난 20년간 이런 과정이 실제로 진행되는 것을 지켜봤다고도 밝혔다. 지난 2005년 네팔 히말라야 쿰부 지역의 응고줌파 빙하가 녹아 생긴 물웅덩이가 20여 년간 커지면서 폭이 750피트(약 228m)에 달하는 호수가 됐다.

그는 빙하가 줄어드는 과정에서 홍수 위험도 커질 수 있다며 향후 이번 네팔 홍수보다 더 큰 규모의 재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조선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