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토에 자기 얼굴 합성한 트럼프... 日, 결국 뿔났다
트럼프, 국정홍포 폭풍트윗하며 일본 애니 캐릭터 무단 사용
동맹관계 불구 일본 외무성, 미국에 우려 전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이 국정을 홍보할 목적으로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올리면서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무단 사용한 데 대해 일본 정부가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일본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은 올해 4월과 6월 두 차례 도쿄 미국 대사관을 통해 트럼프와 백악관의 공식 소셜 미디어 계정에 올라오는 콘텐츠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유희왕·나루토·포켓몬스터 등 인기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무단으로 도용하거나 합성한 국정 홍보 게시물이 저작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취지였다.
외무성은 미국 측에 “공공기관이라 하더라도 지식재산을 사용할 땐 창작자의 허락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뒤 “저작권 침해나 작품 이미지 훼손 가능성을 고려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미국의 최대 동맹국임을 자임하는 일본이 트럼프 행정부에 불만을 제기한 것은 이례적이다. 마이니치는 “불법 이민 단속이나 이란 전쟁의 정당성을 홍보하는 글에 일본 대표 캐릭터들이 활용되는 것을 계속 용인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로 보인다”고 전했다. 주일 미국 대사관은 외무성 입장을 전달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현재까지도 주요 게시물들은 삭제되지 않고 남아 있어 일본의 항의는 사실상 묵살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일본 만화를 본격 도용한 것은 2025년 9월이다. 미 국토안보부는 불법 이민자들 손에 수갑을 채우고 끌고 가는 장면들을 편집해 올렸는데, 그 사이사이에 포켓몬 영상을 교차 편집했다. 주인공 사토시가 포켓몬을 잡기 위해 몬스터볼을 던지는 영상이 중간에 삽입됐고, 포켓몬 카드 형식으로 제작된 불법 이민자 얼굴 사진이 다수 등장했다. 게시글엔 포켓몬 대표 문구인 “Gotta Catch ’Em All(전부 잡아라)”라는 메시지도 함께 올렸다.
이란과의 전쟁이 시작된 뒤인 올해 3월에는 백악관 공식 X에 실제 이란을 공격하는 장면과 ‘탑건’ ‘글래디에이터’ 등 영화나 만화를 편집해 영웅이 악을 응징하는 듯한 영상을 올렸다. 게시글에는 “미국식 정의(JUSTICE THE AMERICAN WAY)”라는 메시지가 포함됐다. 그런데 이 영상에는 ‘유희왕’의 주인공 무토 유우기와 ‘드래곤볼’에 등장하는 파괴신 비루스의 이미지도 사용됐다. 이후 ‘유희왕’의 공식 계정은 “원작 및 애니메이션 관계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으며, 해당 지식재산권의 사용을 허락한 사실도 없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같은 일련의 움직임을 계기로 일본 정부는 4월 미국 측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그러나 이후에도 미국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 트루스소셜에 자신이 낙하산을 타고 하늘을 날거나, 우주인이 되는 등 비현실적 영상을 게시했다. 인공지능으로 제작된 이 영상에는 일본 만화 ‘나루토’의 주인공과 자신의 얼굴을 합성해 분신술을 쓰는 영상도 포함됐다. 이에 일본 정부는 다시 미국 측에 우려를 전달했다. 하지만 일본 캐릭터들이 합성·도용된 영상은 여전히 남아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정책 홍보를 위해 영화·애니메이션, 인공지능 이미지를 반복 활용하고 원작자들의 반발을 사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미국 인기 가수 케이티 페리는 지난달 백악관 공식 틱톡 계정에 올라온 이란 폭격 영상에 자신의 히트곡 ‘불꽃놀이(Firework)’가 무단 사용된 것을 강하게 비난했다. 페리는 “내 음악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 자기 자신을 믿는 힘을 주기 위해 만든 것이다. 전쟁을 미화하거나 폭력을 선전하는 데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글을 올렸다./조선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