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 민원'이라던 김승원... "식약처 승인 순간 수천억"

신약 브로커와 통화 녹취록 공개
金 "로비 치열해, 자료 보내달라"
野 "막대한 비즈니스 사전 인지"

인사청문 사무실 출근하는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
인사청문 사무실 출근하는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 /뉴시스

‘코로나 신약 로비’ 의혹이 제기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브로커 양모씨와 전화 통화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 (임상시험이) 승인되는 순간 완전히 수천억 원을 벌 수 있는 거잖아”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이 4일 공개됐다. 김 후보자는 통화 5일 뒤 당시 김강립 식약처장에게 “빠른 처리”를 부탁하는 전화를 걸었다. 야당은 “김 후보자가 자신의 청탁 전화에 막대한 ‘코로나 비즈니스’가 얽혀 있음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이날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2021년 10월 7일 김 후보자는 양씨와의 통화에서 “식약처 승인되는 순간 수천억 원을 벌 수 있고, 그래서 (제약사 간) 치열한 로비가 있다”며 “설명을 들어봐야 하니까 메일로 자료 보내달라”고 말했다. 이후 같은 날 양씨는 김 후보자에게 신약 개발 현황 자료를 이메일로 보냈고, 이로부터 닷새 뒤 김 후보자는 김 처장에게 “실무자들이 빠르게 (임상시험 승인을) 처리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연락했다.

이보다 앞선 9월 14일 통화에서 양씨는 김 후보자에게 “(식약처 승인이 이뤄지면) 그 회사가 코로나 회사가 되고, 내년 오빠 선거할 때 좋기도 하다”고 했다. 제넨셀 설립자인 강모씨를 가리켜 “상장사 대표가 되어 자금 융통도 원활해지면 오빠에게 힘이 될 것 같은 사람”이라고 했다.

한 의원은 제넨셀 의혹을 수사하던 서울서부지검이 2024년 8월 김 후보자를 알선 뇌물 약속 혐의로 소환 조사한 뒤 징역 8개월을 구형하겠다고 대검에 보고했으나 묵살됐다고 주장했다. 한 의원이 공개한 ‘구형 계획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은 김 후보자에 대해 “김강립 식약처장에게 제넨셀이 개발한 코로나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청탁을 전달하고, 그 대가로 후원금 명목 500만원을 수수하기로 약속했다”고 돼있다. 그러나 당시 검찰 지휘부는 후원금 500만원이 김 후보자에게 실제로 전달되지는 않았다는 점 등을 고려해 기소유예 처분했다.

김 후보자 측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선출직 공직자가 공익적 목적으로 제3자의 고충 민원을 전달하는 행위는 부정 청탁의 예외”라며 “임상시험 절차가 지연되는 고충 민원에 공익성이 있다는 판단으로 식약처장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의원은 “자신을 오빠라고 불렀던 유흥업소 출신 브로커 요청에 김 후보자가 ‘수천억 원 벌 수 있다’고 답하는 것이 민주당이 말하는 공익인가”라고 했다. 여야는 15일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기로 했다./조선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