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폰 보조금 2억달러 쏜다... 中저가폰 견제에 삼성 웃나

'팍스 실리카' 동맹, 스마트폰에서 첫 구체화
美, 인·태 시장 장악한 중국 저가폰 대응 차원
삼성전자, 애플·구글과 지원금 수혜 가능성 높아

지난해 12월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된 팍스 실리카 서밋(Pax Silica Summit) 주요 참석자들의 모습./외교부
지난해 12월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된 팍스 실리카 서밋(Pax Silica Summit) 주요 참석자들의 모습./외교부

중국의 테크 굴기를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팍스 실리카(Pax Silica)’ 구상이 스마트폰 분야에서 처음으로 구체화됐다. 19일(현지 시각) 미 국무부는 인도·태평양 지역에 안전하고 품질 좋은 저가 휴대폰 및 스마트폰의 확산을 돕기 위해 최대 2억 달러(약 2900억원)의 ‘엣지 AI 패키지’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개발도상국 시장에서 날로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중국산 저가 스마트폰의 공습을 막기 위해 우방국의 스마트폰 제품에 지원금을 주고, 판매를 촉진하겠다는 의도다.

팍스 실리카는 지난해 12월 출범한 경제 안보 동맹체로, 인공지능(AI)시대 핵심 기술과 자원 패권을 미국과 우방국들이 이끌수 있도록 협력하는 것이 골자다. ‘엣지 AI 패키지는’ 이 같은 동맹 구상 출범 후 실질적인 움직임으로 이어진 첫 사례인 것이다.

인도 뭄바이의 한 삼성전자 스마트폰 매장. /연합뉴스
인도 뭄바이의 한 삼성전자 스마트폰 매장. /연합뉴스

이날 미 국무부는 “이 계획을 통해 AI혁신과 인도·태평양 지역의 팍스 실리카 비전 확산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위험도가 높은 공급업체에 대한 대안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기업명을 꼽지는 않았지만, 중국 화웨이·샤오미·오포 등 기업을 ‘위험 기업’으로 지적한 것과 마찬가지인 것으로 풀이된다.

미 국무부는 이날부터 해당 지원금에 대한 신청을 받기 시작한다고 밝혔다. 신청 요건은 이동통신 사업자 및 장비 제조 업체로, 미국 소프트웨어와 AI생태계를 지원하는 ‘신뢰할 수 있는 미국 모바일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iOS가 모두 미국의 OS인 만큼, 사실상 삼성전자를 포함한 대부분 스마트폰·장비 제조사가 이 보조금의 대상자가 될 수 있다.

미국은 팍스 실리카 파트너국으로 서명한 국가들에 본사를 둔 기업들에 우선권이 주어진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팍스 실리카에 서명한 국가는 미국을 비롯해 한국, 일본, 호주, 이스라엘, 싱가포르, 영국 등이었고, 20일 인도도 팍스 실리카에 참여하겠다 서명했다.

미국을 제외한 참여 국가의 기업 중에서 중국산 스마트폰과 유의미한 경쟁을 하고 있는 기업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일본 소니, 샤프 등 기업이 내수용으로 스마트폰을 제조하고 있지만, 판매 규모에선 삼성에 비해 한참 떨어진다. 다만 삼성전자 측은 아직 미 국무부의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할지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애플과 구글이 주요 수혜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애플의 아이폰과 구글의 픽셀을 인도에서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중저가 제품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애플은 기존 중국에서의 아이폰 제조 물량 중 큰 부분을 도널드 트럼프 정부 들어 빠르게 인도로 옮겨가고 있는 만큼, 현지 가격 경쟁력을 높여 공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인도 시장의 경우 지난해 4분기 기준 중국 스마트폰 기업인 비보·오포·샤오미가 총 51%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했고, 삼성전자가 13%, 애플이 12%를 기록했다./조선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