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와 무역 전쟁' 캐나다, 유럽연합과 밀착 움직임

카니 총리, 내달 EU의회서 연설
"강력한 경제·안보 파트너십 구축"
일각에선 "EU 가입 가능성" 거론

3줄 요약
대미 의존도 낮추고 희토류·에너지 교역 확대
EU 공동방산조달제도 가입으로 안보 협력 증대
트럼프, 캐나다 부과 최대 50% 관세 유지
백악관이 업로드한 흰머리수리가 캐나다구스(큰캐나다기러기)를 제압하는 사진. 흰머리수리는 미국을 상징하며 캐나다구스는 캐나다의 상징이다./X(옛 트위터) 캡처
백악관이 업로드한 흰머리수리가 캐나다구스(큰캐나다기러기)를 제압하는 사진. 흰머리수리는 미국을 상징하며 캐나다구스는 캐나다의 상징이다. /X(옛 트위터) 캡처

최근 ‘무역 전쟁’으로 미국과 냉랭한 관계에 놓인 캐나다가 유럽연합(EU)과 더욱 밀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관세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방위비 분담 문제를 놓고 미국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는 EU와 손잡아 현재 상황을 타개해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6일 유로뉴스 등에 따르면,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다음 달 17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의회에 출석해 의원들을 상대로 연설한다. 전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의 국정 연설에도 참석한다. EU 집행위의 한 당국자는 “EU 집행위원장이 EU와 캐나다의 긴밀한 관계를 보여주고, 양측의 협력을 한 단계 격상하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자 카니 총리를 국정 연설에 초청했다”고 했다. 카니는 “세계 2위 경제권인 EU와 집중적인 논의를 시작해 훨씬 더 강력하고 깊은 경제·안보 파트너십을 구축할 것”이라고 했다.

캐나다는 지난해 전체 상품 수출의 약 70%, 수입의 약 60%를 미국에 의존했다. 캐나다는 EU와 교역을 늘려 대미 의존도를 낮추는 한편, EU가 중국·러시아에 크게 의존해온 희토류와 에너지 분야에서 새로운 공급처로 자리 잡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유럽은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캐나다는 원유·가스 등 에너지 수출의 미국 편중을 줄이는 상호 보완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양국의 안보 협력도 증대되고 있다. 두 나라는 지난해 안보·방위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캐나다는 지난 2월 비유럽 국가로는 처음으로 1500억유로 규모의 EU 공동방산조달제도(SAFE)에 가입했다. 지난달엔 캐나다 정부가 차기 잠수함 사업 우선 협상 대상자로 독일 TKMS를 선정하기도 했다. 북극 안보와 관련해서도 덴마크·그린란드와 방위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미국·러시아 견제에도 동참 중이다.

일각에선 캐나다의 EU 가입 가능성도 거론된다. 캐나다인의 25%가 올 초 여론조사에서 ‘EU 가입이 바람직하다’고 응답했고,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도 “캐나다가 언젠가 EU에 가입할 수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벨기에 브뤼셀의 싱크탱크 브뤼겔의 군트람 볼프 선임연구원은 유로뉴스에 “캐나다가 EU 정회원국까지는 되지 못해도, 노르웨이 수준 즉 유럽경제지역(EEA) 회원국은 될 수 있다”고 했다. EEA에 속한 노르웨이·아이슬란드·리히텐슈타인은 EU 회원국 27국과 상품·인력·서비스·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경제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이제 캐나다에 더는 이런 식으로 해선 안 된다는 것을 가르쳐줄 때”라며 캐나다에 부과한 최대 50% 관세를 철회하지 않겠다고 했다. 백악관은 미국 국조 흰머리수리가 이른바 ‘캐나다 구스(Canada Goose)’라 불리는 큰캐나다기러기를 짓밟는 다큐멘터리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기도 했다./조선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