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미시간 민주당 상원후보에 엘사예드…'맘다니 돌풍' 경합주로 확산
미국 미시간주 민주당 상원 후보 경선에서 진보 성향의 압둘 엘사예드가 당 지도부의 지원을 받은 중도 성향의 헤일리 스티븐스를 꺾고 승리했다. 지난 6월 뉴욕 시장 민주당 경선에서 민주사회주의자(DSA) 지지를 받은 조란 맘다니가 돌풍을 일으킨 데 이어 민주당 진보 진영이 대선 경합주에서도 상징적인 승리를 거두면서 당내 주도권 경쟁에서 다시 한번 우위를 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민주당 안팎에서는 진보 후보의 약진이 11월 중간선거에서 오히려 경합주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엘사예드는 5일 개표 결과 48.5%를 얻어 47.5%를 득표한 스티븐스를 1%포인트 차로 제치고 민주당 상원 후보로 확정됐다. 이로써 오는 11월 공화당 후보인 마이크 로저스 전 연방하원의원과 은퇴하는 게리 피터스 상원의원의 후임 자리를 놓고 맞붙게 됐다.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 탈환을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하는 핵심 경합주 의석으로 꼽힌다.
이번 경선은 민주당 진보 진영과 당 지도부의 대리전으로 불렸다. 무소속 진보 정치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민주당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AOC),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라시다 틀라이브 하원의원 등이 엘사예드를 지원했고,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와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스티븐스를 공개 지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민주당 주류가 미시간을 진보 세력 확산을 막기 위한 ‘방어선(firewall)’으로 삼았지만 결국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결과를 민주당의 노선 변화와 직결된 정치적 사건으로 해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민주당 유권자들의 ‘반(反)기득권 정서’가 확인된 선거라고 평가했고, WSJ는 민주당의 좌클릭이 뉴욕·캘리포니아 같은 전통적 민주당 강세 지역을 넘어 대선 경합주까지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분석했다. 특히 엘사예드의 승리는 위스콘신과 미네소타 등 앞으로 예정된 경선의 진보 성향 후보들에게도 탄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경선은 민주당 내 친이스라엘 노선의 영향력을 가늠하는 시험대이기도 했다. 엘사예드는 가자전쟁 과정에서 이스라엘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며 미국의 군사 지원 축소를 주장한 반면, 스티븐스는 친이스라엘 노선을 유지했다. 친이스라엘 로비단체 에이팩(AIPAC) 계열 정치활동위원회(PAC)는 스티븐스를 지원하기 위해 3200만달러 이상을 투입했고, 스티븐스 측 전체 광고비는 약 6470만달러로 엘사예드 측의 약 9배에 달했다. 그러나 엘사예드는 역대 최고 수준의 자금 공세를 이겨내며 승리했고, WSJ는 올해 AIPAC의 최대 정치 투자처였던 미시간에서 패배하면서 AIPAC 역시 이번 경선의 가장 큰 패배자 가운데 하나가 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민주당에는 또 다른 고민도 남았다. CNN은 “엘사예드의 승리가 민주당 진보 진영의 최대 성과인 동시에 11월 본선의 최대 변수”라고 분석했다. 7월 말 실시된 미시간 여론조사에서는 스티븐스가 로저스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선 반면, 엘사예드는 로저스에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진보 후보가 경합주 본선에서도 승리할 수 있을지가 민주당의 상원 탈환은 물론 2028년 대선 노선 논쟁의 향배를 결정할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엘사예드는 승리 직후 “이제는 민주당이 하나로 뭉쳐 로저스를 꺾어야 한다”며 당내 통합을 강조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공화당에는 대단한 뉴스”라며 엘사예드를 “미시간의 맘다니”라고 규정한 공화당의 공세에 힘을 실었다. 이는 공화당이 이번 선거를 민주당의 ‘좌클릭’을 부각하는 계기로 활용하며 본선 공세를 본격화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으로 풀이된다./조선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