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탈퇴 선언' 쇼크에… OPEC+ 7국 "원유 증산"
6월부터 하루 18만8000배럴 늘리기로
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 등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비회원 산유국 협의체) 7국이 오는 6월부터 원유 생산량을 하루 18만8000배럴 늘리기로 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탈퇴 선언 이후 카르텔 내 균열이 커지자, 증산을 허용해 이탈을 막으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사우디·러시아·이라크·쿠웨이트·카자흐스탄·알제리·오만 등 7국은 3일(현지 시각) 화상 회의를 열고 공동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석유 시장 안정을 위한 공동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증산 규모는 나라별로 나뉜다. 사우디와 러시아가 각각 하루 6만2000배럴로 가장 많고, 이라크 2만6000배럴, 쿠웨이트 1만6000배럴, 카자흐스탄 1만 배럴, 알제리 6000배럴, 오만 5000배럴 순이다.
7국은 “시장 안정을 위해 신중한 접근을 유지하면서 자발적 생산 조정을 늘리거나 멈추거나 철회할 유연성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다음 달 7일 회의를 시작으로 매달 시장 상황과 감산 준수 여부를 점검하기로 했다.
공동성명에서 UAE는 직접 언급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결정은 지난달 UAE가 OPEC·OPEC+ 탈퇴를 선언한 것에 대한 대응으로 읽힌다. UAE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사이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요동치는 상황에서 독자 증산을 예고하며 OPEC을 탈퇴하겠다고 밝혔다. 사우디 주도 OPEC+는 그동안 회원국별 할당량을 정해 생산을 제한하고 유가를 조절해왔다. UAE 이후 다른 나라들도 잇달아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증산을 용인하는 카드를 꺼낸 것이다.
다만 이번 증산이 유가를 크게 끌어내리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브렌트유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사이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뒤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넘어섰고, 3일 현재 108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호르무즈를 통한 원유 수출이 평시의 4%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추산하는데, 공급 차질이 장기화하면 배럴당 140~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OPEC+ 증산 규모(하루 18만8000배럴)는 하루 수백만 배럴에 달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피해를 메우기엔 역부족이기도 하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은 공급 차질이 4월에 정점을 찍은 뒤 점차 완화된다는 전제 아래, 브렌트유가 2분기에 배럴당 115달러까지 오른 뒤 서서히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전쟁이 진정되더라도 이번 이탈·증산 흐름이 OPEC+ 내 공급 규율을 흔들 경우, 유가 하락세가 예상보다 가팔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조선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