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美유학생에 10만 달러 '취업 수수료' 부과 검토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대학을 졸업한 외국인 유학생이 미국에서 취업할 때 10만달러(약 1억4500만원)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 보도했다. 트럼프는 지난해 9월 전문직 비자(H-1B) 발급 수수료를 현행 1000달러의 100배인 10만달러로 올리는 내용의 포고문에 서명했는데, 법원에서 제동이 걸리자 비자를 받기 전(前) 단계인 ‘선택적 실무 연수(OPT)’ 프로그램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으로 비자 제한 방법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OPT는 미 대학 학부 또는 대학원을 졸업한 외국인이 새로 취업 비자를 받지 않고 학생 비자(F-1)만으로 구직해 일할 수 있는 제도다. 일반적으로 1년간 자동으로 체류 연장이 가능하고,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의 경우 최대 3년까지 추가 체류가 허용돼 외국인 유학생을 미국으로 끌어들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2024년 기준 약 41만9000명의 외국인이 OPT를 통해 미국에서 취업해 일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10만달러씩 수수료를 받을 경우 미 정부는 단순 계산으로도 419억달러(약 60조원)의 수익을 올리게 된다. 다만 국토안보부 측은 “공식 발표 전까지 어떤 정책도 최종적인 것으로 여겨져서는 안 된다”고 했다.
WSJ는 이번 조처가 시행될 경우 미국 유학에 대한 매력이 반감돼 유학생 유치에 안정적 수입원을 의존하는 대학은 물론, 기술직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 졸업한 유학생을 특히 많이 채용하는 실리콘밸리·월스트리트의 주요 기업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기술·금융 분야 주요 기업은 명문대 출신 인재를 OPT 방식으로 우선 채용한 뒤 몇 년이 지나면 해당 직원들의 학생 비자를 H-1B 비자로 전환하는 방식을 선호해왔다. 수수료 부담 주체가 유학생 본인 또는 고용주가 될지는 미정이지만, 한국 유학생들에게 미칠 여파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대대적인 반(反)이민 정책을 추진하는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학생 비자 체류 기간을 최장 4년으로 제한하는 규정을 발표했다./조선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