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전방 철책은 민간인에 뚫리고... 특전사 요원은 '모델 워킹' 교육
우리 군이 최전방 일반전초(GOP) 지역에서 민간인 침입을 포착하고도 신병 확보 없이 임의로 수색작전을 종료한 것으로 6일 나타났다. 이 같은 경위는 보안 당국이 전날 국회 국방위에 보고하면서 사건 발생 약 2주 만에 뒤늦게 드러났다. 야당은 “우리 군의 기강이 만신창이가 됐다”고 비판했다.
국회 국방위 소속인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정부 들어서 대한민국 안보가 얼마나 무너졌는지 보여주는 충격적인 사건”이라며 “군단장부터 관련 지휘관까지 즉각적인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GOP 철책 훼손 사건’은 지난달 24일 강원도 철원에서 30대 여성이 민간인통제선(민통선)을 넘어 GOP 철책에 접근하면서 발생했다. 우리 군은 당시 여성의 움직임을 포착했지만 신병 확보에는 실패했다. 해당 여성은 이튿날 철책에 설치된 경계용 ‘광망(철조망 센서)’ 여러 곳을 절단하기까지 했다. 우리 군은 1박 2일(약 20시간) 만에 뒤늦게 민간인 신병을 확보했다.
군 당국이 해당 여성을 붙잡지 못한 상황에서 ‘산나물 채취가 목적으로 추정하고, 따라서 대공 혐의점도 없어 보인다’고 자체 판단하고 수색 작전을 종료했다는 것이 보안 당국의 보고 내용이다. 성 의원은 군의 초동 대처 또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25일 오전 광망 절단 경보가 울렸는데도, 확보한 영상에서 사람의 모습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동물에 의한 것’이라고 임의로 단정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군 방첩본부는 침입자의 신원 조회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일종 의원은 “10월 말에 산나물이 나온다는 얘기를 어느 국민도 들어보지 못했다”며 “붙잡지도 못하고 신문(訊問) 한 번 제대로 못 했는데, 대공 혐의점이 없어 보인다고 결론 내리는 게 지금 우리 군의 실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전방에서 군의 생명줄인 광망을 절단해도 우리 군은 방관자의 역할에 만족했다”며 “민간인 여성 한 명도 제대로 추적 못 하고, 잡지도 않은 채 작전부터 끝낸 지휘관들이 어떻게 적의 침투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키겠나”라고 했다.
책임자들에 대한 문책도 요구했다. 성 의원은 강신철 국방부 장관을 향해 “이런 지휘관들에게 대한민국의 최전방을 맡겨두는 것 자체가 안보 위협”이라며 “군단장부터 관련 지휘관까지 즉각적인 책임을 묻고 합당한 처벌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군 기강 해이 문제는 동시다발적으로 불거지고 있다. 비슷한 시기인 지난달 29일에는 육군 특수전사령부 예하 부대에서 장병들을 대상으로 ‘패션모델 워킹 교육’을 실시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육군 특수전사령부 제1공수특전여단이 개최한 ‘K워킹 퍼포먼스 밀리터리 페스티벌’에서 하이힐 차림의 여성 모델들이 특전사 요원들에게 워킹을 지도했다는 것이다. 군복 패션 의상을 입은 모델들이 시범을 보이면, 우리 특전사 요원들이 흉내 내면서 뒤따라 걷는 식이었다.
일부 특전사 요원은 팔을 비틀어 이른바 ‘모델 포즈’를 취하면서 쑥스러운 듯 웃기도 했다. 부대 측은 “인성 교육 프로그램으로 용사들이 바른 걸음걸이를 확립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장병 인성 교육을 위해 모델 워킹 교육을 했다는 부대 측의 황당한 해명이 가관”이라며 “우리 군이 미쳐 돌아가지 않고서는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느냐”고 했다.
이어 “북의 지뢰 도발 당시 취임한 국방 장관은 취임사에서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라더니 두 달째 북한 눈치나 살폈다”면서 “이제는 ‘전쟁이 나면 미군은 믿을 수 있나’ 따위의 얘기나 한다”고 했다. 군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군인들이 무슨 죄가 있다고 민간인 같은 부대를 만들려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왔다./조선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