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 잭슨 목사 별세… 美 흑인 인권 운동 대부

미국의 흑인 인권 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가 8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유족은 17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잭슨 목사의 부고를 알렸다. 유족 측은 “아버지는 우리 가족뿐 아니라 전 세계의 억압받고 소외된 이들, 목소리 없는 이들을 섬기는 지도자였다”고 추모했다.
잭슨 목사는 2017년 파킨슨병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인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고인은 멘토였던 마틴 루서 킹 목사가 주도한 1960년대 민권 운동 시절부터 미국 흑인과 소외 계층의 권익 향상에 앞장서 왔다.
시카고를 기반으로 활동하며 1971년 흑인 민권 단체 ‘오퍼레이션 푸시’를 설립했다. 1984년에는 여성 권익과 성소수자 권익까지 아우르는 민권 단체 ‘전미 무지개 연합’도 만들었다. 두 단체는 1996년 ‘레인보우푸시연합(RPC)’으로 합병돼 미국 내 소외계층을 대변하는 조직으로 거듭났다.

잭슨 목사는 2023년 RPC 회장직에서 물러나기 전까지 50년 이상 단체를 이끌며 인권 운동을 펼쳤다. 무지개 연합은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의 대선 승리를 뒷받침한 토대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고인은 시리아·쿠바·이라크·세르비아 등 해외 분쟁지에 억류된 미국인과 타국인들의 석방을 끌어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1984년과 1988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하기도 했다.
잭슨 목사는 말년에도 흑인 인권을 위한 목소리를 냈다. 2020년 ‘흑인 생명은 소중하다’ 시위를 촉발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때 경찰의 가혹 행위를 강력히 규탄하기도 했다.
잭슨 목사는 전두환 정권 시절이던 1986년 한국을 찾아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하고 가택연금 상태였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났다. 고인은 김 전 대통령을 ‘한국의 넬슨 만델라’라고 부르며 지지했다. 넬슨 만델라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전 대통령으로 세계적 인권 운동가란 평가를 받은 인물이다. 잭슨 목사는 2018년에 한국을 두 번째 방문해 정치권·종교계 등과 폭넓게 교류했다./조선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