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매체 "美의 항복 협정, 트럼프가 배신"
트럼프는 네타냐후 계속 압박
'지지 철회 가능성' 보도 공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갈등이 공개적인 여론전으로 번지고 있다. 트럼프는 네타냐후의 정치적 미래를 거론한 기사를 직접 공유하며 압박에 나섰고, 친(親)네타냐후 성향의 이스라엘 유력 매체는 트럼프를 향해 “이스라엘을 배신했다”고 맹비난했다.
트럼프는 20일 트루스소셜에 ‘네타냐후의 흔들리는 재선 기회, 트럼프가 카드를 쥐고 있다’는 기사를 공유했다. 보수 성향 미국 매체의 이 기사에는 10월 예정된 이스라엘 총선과 관련해 트럼프가 네타냐후를 지지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말하면서도 네타냐후의 경쟁자인 나프탈리 베네트 전 총리와 가디 아이젠코트 의원까지 언급한 내용이 담겼다.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에도 레바논 공습을 이어가는 네타냐후를 총선 개입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압박한 셈이다. 네타냐후는 부패 혐의로 이미 3건의 형사 재판에 기소된 상태로, 총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기사에는 트럼프가 “나는 비비(네타냐후의 애칭)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는 더 이성적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는 대목도 있다.
반면 트럼프의 최대 정치 후원자 가운데 한 명이었던 카지노 재벌 고(故) 셸던 아델슨의 유족이 소유한 이스라엘 일간지 이스라엘 하욤은 19일 사설에서 이번 이란 MOU를 “항복 협정”이라고 규정하며 트럼프를 정면 비판했다. 이 신문은 “당신은 우리 이스라엘을 배신했다” “미국의 치욕을 가져온 대통령으로 기억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트럼프가 이스라엘의 추가 군사행동을 막고 이란과 타협했다고 비난했다.
이번 비판은 일반적인 언론 비판과는 무게가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신문은 셸던 아델슨의 부인 미리엄 아델슨이 소유한 친네타냐후 성향 매체다. 미리엄 아델슨은 2024년 대선에서 약 1억달러(약 1500억원)를 후원한 것으로 알려진 공화당 최대 정치자금 후원자 가운데 한 명이다. 아델슨 부부는 트럼프 집권 1기부터 예루살렘 주재 미국 대사관 이전과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 영유권 인정 등을 강하게 지지해 왔으며, 트럼프 행정부의 친이스라엘 정책에 영향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 때문에 미국과 이란의 후속 협상을 앞두고 트럼프와 네타냐후의 갈등이 개인적 불화를 넘어 정치적 정면충돌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조선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