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종전 MOU 중단 선언 "어떤 약속도 이행 않을 것"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7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이 양국 간 종전 양해각서(MOU) 이행을 공식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달 체결된 MOU가 사실상 효력을 상실했음을 이란 정부가 공개적으로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8일(현지시각) 이란 파르스통신 등에 따르면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은 미국이 종전 MOU에 따른 의무를 먼저 위반했다며 “우리도 더 이상 어떤 의무도 이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가리바바디 차관은 “미국은 이슬라마바드 MOU에 따른 자국의 모든 의무를 위반하고 이행을 중단했다”며 “그 결과 우리 역시 MOU상 의무 이행을 모두 중단했으며 더 이상 어떤 약속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의 협상 재개 가능성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그는 “현재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국가를 방어하는 것”이라며 “미국도 군사적 압박으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이 현명하다면 다른 방안을 선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알자지라는 이란 정부가 MOU 종료와 의무 이행 중단을 공식적으로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달 17일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항행을 보장하고 60일간 핵협상을 추진하는 내용을 담은 종전 MOU를 체결했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 관리 방식 등을 둘러싼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협상은 사실상 진전을 이루지 못했고, 이달 들어 양국은 다시 무력 충돌에 돌입했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날 이란에 대한 공습을 7일 연속 실시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감시시설과 군수지원 시설, 지하 무기 저장고 등을 타격한 데 이어 최근에는 공항과 철도, 교량 등 민간 기반시설로까지 공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란도 걸프 지역 미군과 미국 우방국을 겨냥한 보복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쿠웨이트에서는 발전소와 담수화 시설 일부가 이란의 공격을 받아 발전 설비 가동이 중단됐으며, 국제공항도 미사일과 드론 위협으로 항공편 운항을 일시 중단했다. 바레인은 방공망으로 이란의 공습을 요격했다고 밝혔고, 카타르와 요르단도 자국 영공으로 접근한 미사일을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중동 정세는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를 둘러싼 긴장이 동시에 고조되면서 더욱 악화하는 양상이다. 이란이 종전 MOU 이행 중단을 공식화하면서 외교적 해법을 통한 조기 휴전 가능성은 한층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조선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