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가자지구 아동 2만명 사망" 보고서 발간

미국과 이란의 종전(終戰) 협상을 앞두고 레바논을 겨냥한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이 거듭 이어지는 가운데, 이스라엘이 지난 2023년 발발한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와의 전쟁에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아동을 고의로 표적으로 삼은 ‘반(反)인도적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는 유엔 보고서가 나왔다.

작년 3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40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자 가자지구 북부의 팔레스타인인들이 트럭에 짐을 싣고 피란을 떠나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작년 3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40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자 가자지구 북부의 팔레스타인인들이 트럭에 짐을 싣고 피란을 떠나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유엔 독립 국제조사위원회는 23일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전쟁 발발 이후 가자지구 내 아동에게 가해진 인권 침해 사례 등을 조사해 보고서 형태로 발표했다. 조사위원회는 이스라엘군이 아동 사상자가 급증하는데도 인구가 밀집한 주거 지역에 고중량 탄약 등 무기를 투하했다고 보고했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내 민간인 전원이 하마스 등 무장 단체와 연계됐다고 간주한 탓에 아동까지 표적이 됐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전쟁이 터진 2023년 10월부터 미국의 중재로 휴전 합의가 시작된 작년 10월까지 가자지구 내 아동 최소 2만179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성인을 합친 가자지구 내 전체 사망자 가운데 약 30%에 달하는 수치다. 하마스의 팔레스타인 집권 이후 이스라엘과의 전쟁이 벌어졌던 2008~2009년, 2014년에는 전체 사망자 중 아동 비율이 24%정도였다고 한다.

조사위원회는 보고서에서 팔레스타인 아이들이 휴전 합의가 시작된 작년 10월 이후에도 표적으로 몰려 살해당했다고 했다. 또 조사위원회는 전쟁 발발로 반복적 강제 이주, 구호물자·식량 차단 등의 조치가 아이들의 건강과 발달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스리니바산 무랄리다르 조사위원장은 성명에서 “이스라엘이 어린이를 표적으로 삼음으로써 팔레스타인 민족의 생존 능력과 스스로 미래를 결정할 능력을 약화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조사위원회는 작년 9월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집단 학살을 저질렀으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 고위 당국자들이 이런 행위를 부추겼다고 결론냈다.

이에 대해 제네바 주재 이스라엘 대표부는 “악의적인 허위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이스라엘은 전쟁 상황에서도 아동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일관된 노력을 하고 있으며, 유엔이 하마스의 행위에 대해선 아무런 지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조선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