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손끝에 전쟁 판도 좌우됐나... WSJ "우크라 스타실드 제한, 머스크 지시"

3줄 요약
스타실드 속도 제한으로 드론 제어 차질
머스크·트럼프, 우크라 정유시설 공격에 분노
WSJ "머스크, 스위치 튕기듯 흐름 바꿀 수 있어"

최근 우크라이나군 드론 전력 운용에 큰 차질을 빚게 한 군용 스타링크 서비스 ‘스타실드’의 제한을 지시한 것이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였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가 나왔다. 머스크 한 명의 손끝에 4년 넘게 이어지는 전쟁의 판도가 달렸다는 말이 나온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로이터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로이터 연합뉴스

21일 WSJ에 따르면, 복수의 미국 당국자와 소식통은 머스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 시설 공격에 대해 분노했고, 머스크는 지난주 우크라이나군이 운용 중인 스타실드 장비의 위성 네트워크 연결 속도를 제한했다고 전했다. 세르히 베스크레스트노우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군사고문은 지난 14일 “스페이스X가 이동 중인 스타링크 단말기의 작동 속도를 시속 160㎞로 제한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고, 우크라이나 남동부에 배치된 제7신속대응군단 측도 “시속 110~120㎞ 속도에서도 연결이 10~20초 동안 끊기는 현상이 발견돼 드론 제어가 어려웠다”며 “일부 임무를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스타링크는 저궤도에 쏘아 올린 위성들로 네트워크를 구성해 원격지에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장에서의 전파 방해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등 강점이 있어 우크라이나군이 드론에 탑재해 운용 중이다. 스타실드 단말기는 드론의 최대 비행 속도보다 빠른 시속 400~700㎞에서도 문제 없이 작동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EPA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EPA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더 많은 사람이 죽을 것”이라며 공개 항의에 나서자, 백악관은 내부적으로 비공식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당국자는 “머스크가 트럼프의 ‘보복’ 지시 없이 독단적으로 스타실드 서비스를 제한했다”고 주장했지만, 한 소식통은 “머스크가 스타실드 제한 전 트럼프를 포함한 여러 고위 당국자와 논의했다”고 밝혔다. 스페이스X 관계자들은 백악관 측에 연락해 머스크의 지시에 앞서 회사와 트럼프 행정부가 사전에 협의했다는 점을 알리려 했다고 한다.

머스크도 X에서 “스타실드 시스템의 속도·사용에 대한 모든 제한은 미군 당국, 최종적으로는 미국 대통령이 결정하는 것”이라며 책임을 돌렸지만, 트럼프는 “내가 (한 일이) 아니었다. 일론 (머스크)도 아니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번 사건은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의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동시에, 전선의 우크라이나군에 생명줄이나 다름없는 통신망이 머스크 한 명에 의해 좌지우지될 수 있는 점이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WSJ는 “마치 스위치를 가볍게 튕기듯, 머스크는 이 치명적인 전쟁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조선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