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푸틴 고향' 겨냥 최대 규모 공습…에너지 휴전 무력화

3줄 요약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 석유 터미널 화재
젤렌스키 휴전 종료 선언으로 트럼프 중재 무력화
러시아 전파 교란으로 우크라이나 드론 리투아니아 진입

18일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을 받은 러시아 제2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석유 터미널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EPA 연합뉴스
18일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을 받은 러시아 제2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석유 터미널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EPA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고향이자 러시아 제2 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가 18일 우크라이나군의 대규모 드론 공격을 받아 석유 터미널과 유류 저장소 등 에너지 시설에서 불이 나고 1명이 사망했다.

앞서 지난 1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에너지 분야에서 휴전에 합의했다”고 발표했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나흘 뒤 러시아가 자국의 에너지 시설을 공격했다고 발표하며 ‘에너지 휴전 종료’를 선언하고 반격에 나섰다. 이후 사흘 만에 러시아 침공 후 최대 규모의 드론 공습까지 진행하면서 트럼프의 중재 행보는 완전히 무력화되는 모습이다.

18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을 받은 러시아 제2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석유 터미널이 불타고 있다. /X
18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을 받은 러시아 제2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석유 터미널이 불타고 있다. /X

러시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새벽 석유 터미널과 유류 저장소를 비롯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에너지 시설과 물류 센터 등 중요 시설을 드론으로 공격했다. 알렉산드르 베글로프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장은 공격을 받은 석유 터미널과 유류 저장소에서 불이 나 진화 작업에 나섰다고 밝혔다. 추락한 드론 파편에 맞은 1명이 숨졌고, 이 외에도 5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불이 난 석유 터미널을 통해 러시아는 매달 연료 110만t을 처리해 왔다.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둘러싸고 있는 레닌그라드주에서는 변전소 2곳이 공격을 받아 가동이 중단되면서 한때 긴급 정전도 발생했다. 알렉산드르 드로즈덴코 레닌그라드주 주지사는 “밤새 레닌그라드주 상공에서 우크라이나 드론 145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가 트럼프의 에너지 휴전을 사실상 묵살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해 “공격을 하지 않는 게 손해란 판단이 섰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 뉴욕타임스는 미국이 드론 운용에 필요한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의 작동 속도를 제한하고 대러시아 제재를 일부 완화하며 우크라이나에 타격을 입힌 점을 짚으면서 “젤렌스키는 트럼프에게 우호적인 제스처를 취하기 위해 공격을 중단했다가 군사력 제약만 받았을 뿐 아무런 소득도 얻지 못했다”고 전했다.

젤렌스키와 트럼프는 소셜미디어로 상대방을 비난했다. 젤렌스키는 X에 “휴전 발표 이후 러시아는 고의로 우크라이나의 에너지·석유·가스 시설을 76차례나 공격했다”며 “미국은 러시아가 제재 완화나 합의에 상응하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적었다. 트럼프는 이날 트루스소셜에서 “젤렌스키의 러시아 정유 시설 공격이 전 세계 경유 시장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지만 젤렌스키는 신경 쓰지 않는다”며 “그는 이 전쟁을 끝내고 싶어 하지 않고, 아마 이전에도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공습 도중 우크라이나 드론이 러시아의 전파 교란으로 경로를 이탈해 리투아니아 영공에 진입하면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유럽연합(EU) 진영인 리투아니아와 라트비아에 공습 경계령과 주민 피신 권고가 내려지는 상황이 벌어졌다. 헤오르히 티히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은 “목표물을 쫓고 있던 드론이 러시아의 전자전 공격으로 오도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로 인해 발생한 불편, 위험과 우려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했다./조선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