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고속열차 추돌... 최소 64명 사망, 한국인 9명 경상
외교부 "한국인 탑승자 9명 경상"
28일(현지 시각) 오전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 남쪽 톨레도 지방에서 고속 열차 추돌 사고가 발생해 최소 64명이 숨졌다고 스페인 엘파이스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탑승했던 한국인 9명도 경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는 이날 오전 8시 54분쯤 톨레도의 우르다 인근 118㎞ 지점, 마드리드~세비야 고속철도 구간에서 발생했다. 스페인 국영 철도회사 렌페가 운영하는 고속 열차(AVE)가 같은 방향으로 운행하던 민간 철도회사 이리오 열차의 후미를 들이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충격으로 이리오 열차의 뒤쪽 객차 2량이 선로를 이탈해 철로 옆 비탈 아래로 떨어졌다. 렌페 열차엔 397명, 이리오 열차엔 아기 한 명을 포함해 147명 등 총 544명이 탄 상태였다.
톨레도가 속한 카스티야라만차주 자치정부의 에스테르 파디야 대변인은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며 “희생자 숫자는 확실히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모니카 가르시아 보건부 장관은 TVE 방송에 출연, “이번 사태는 큰 비극이 될 것”이라고 했다.
현지 언론이 보도하는 현장 상황은 아비규환이다. 승객 한 명은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하다”고 했다. 사고 직후 식당칸에선 식사를 하던 승객들이 머리와 사지 등에 큰 부상을 입은 채 마구 튕겨 나왔고, 전복된 객차에선 다친 승객들이 들판 한가운데로 나와 구조를 요청하고 있다고 한다. 승객과 연락이 끊긴 가족들의 생사 확인 요청도 빗발치는 상황이다.
스페인 마드리드 등 각지 병원은 “모든 혈액형의 혈액이 부족할 수 있다”며 시민들에게 긴급 헌혈을 호소하고 있다. 주요 정부 기관과 정당, 자치정부도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고 긴급 체제로 전환 중이다.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톨레도에서 발생한 심각한 기차 사고에 충격받았다”며 “희생자와 그 가족들에게 위로와 연대, 지원의 뜻을 전한다”고 했다.
당국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현지 언론은 자동 신호 시스템이 고장 난 뒤 사람이 직접 신호를 통제하는 수동 모드로 전환한 상태에서 인적 태만으로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우리 외교부는 이번 사고와 관련 “현재까지 우리 국민 경상자 9명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임수석 주 스페인 대사는 “추가 피해가 있는지 계속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임 대사는 “사고 현장이 도시에서 떨어져 있어 스페인 구조 당국이 부상자를 현장에서 구급차로 이송하고 있고, 경상자는 우르다로 보내고 있다”며 “우리 국민의 병원 치료와 이동을 지원하기 위해 영사와 차량이 이동 중”이라고 했다./조선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