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더 쓰면 안돼" vs "핵전쟁 나면 어쩔거냐" 美 새 에어포스원 개조 두고 공방
민주당 "이미 4억 달러 들여... 문제 심각" 지적
공화당 "핵전쟁 지휘기 개조도 막겠다는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카타르에게 선물받아 이달 초부터 본격적으로 이용하기 시작한 새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추가 개조하는 문제를 두고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이 정면충돌했다. 민주당은 이미 4억달러(약 6000억원)가 쓰였는데, 세금을 더 들일 수는 없다며 공세에 나섰다.
22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새 에어포스원 개조에 세금을 쓸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대통령 전용기 보안법 개정안의 통과를 촉구했다. 슈머는 새 에어포스원을 가리켜 “행정부 내 부패 사례”라며 “이 불법 선물은 나쁜(bad) 것이지만, 이제는 더욱 심각(worse)해졌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5월 카타르는 트럼프에게 보잉 747-8 여객기를 선물했다. 미국 정부는 1년에 걸쳐 이 기체를 에어포스원으로 개조했고, 트럼프는 이달 초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할 때 처음으로 새 에어포스원을 이용하며 대중에 선보였다.
문제는 트럼프가 귀국길에 새 에어포스원 대신 옛 에어포스원을 이용하며 불거졌다. 트럼프는 정상회의를 마친 뒤 귀국할 때 옛 비행기를 타고 영국까지 간 뒤, 새 비행기로 환승해 미국으로 돌아갔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새 에어포스원이 기존 기체에 탑재된 미사일 방어 체계 등 일부 첨단 보안 장비를 갖추지 못했다”며 “비밀경호국이 안전 문제를 이유로 귀국길엔 옛 에어포스원을 이용하라고 권고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 이후 백악관은 연방수사국(FBI)에 정보 유출 경위를 조사하라고 지시했고, 법무부는 기사를 작성한 NYT 기자들에게 연방 대배심 출석을 요구하는 소환장을 발부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는 지난 1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약 한 달 안에 (새 에어포스원을) 최고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화당 측은 민주당의 공세에 즉각 반발했다. 뎁 피셔 공화당 상원의원은 국방부가 외국 정부가 소유했던 항공기를 조달, 개조 또는 유지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 개정안이 핵 공격 발생 시 대통령이 탑승할 ‘심판의 날 항공기’ 개조 작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방장관 전용기로 쓰이나 핵전쟁이 벌어졌을 때 대통령이 탑승해 ‘공중 지휘소’ 역할을 하는 ‘E-4B 나이트워치’를 가리킨 것이다. 미국은 현재 운용 중인 E-4B 4기가 모두 50년 넘게 쓰이는 등 노후화가 심각한 점을 고려해 개량형인 E-4C 도입을 추진 중이다. 미국 방산업체 시에라네바다는 대한항공이 쓰던 747-8 여객기 5기를 사 갔고, 개조 작업이 진행 중이다. 피셔는 “이 법안은 핵전쟁 발생 시 대통령의 안전을 보장하는 중요한 프로그램을 저해할 것”이라며 “미국의 핵 억지력을 심각하게 약화시킬 것”이라고 했다./조선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