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쟁점 된 '감사의 정원'... 광화문광장 방문객 2배로
11일간 134만명 다녀가
정원오 "이전" 오세훈 "핫플"
6·25전쟁 참전국에 대한 예우를 담아 서울시가 조성한 ‘감사의 정원’ 개장 열흘 만에 광화문광장 방문객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25일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광화문광장 방문객의 두 배에 이르는 수준으로, 지난 23일부터 사흘간 이어지는 연휴 기간 ‘빛기둥 야경’을 보기 위해 시민들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가 철거·이전을 시사하면서 감사의 정원은 6·3 지방선거의 쟁점으로도 부상하고 있다.
서울 실시간 도시 데이터에 따르면 감사의 정원 개장 이후 13~23일까지 광화문광장 방문객은 134만735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광화문광장 방문객(71만750명) 대비 두 배에 가깝다. 지난 3월 방탄소년단(BTS) 컴백 공연으로 광화문광장의 글로벌 인지도가 높아졌고, 지난 12일 개장한 감사의 정원 개장으로 방문객이 늘었다는 것이 서울시 설명이다.
실제 주말인 지난 24일 하루에만 미디어 체험 공간인 프리덤홀에 4126명이 다녀간 것으로 나타났다. 프리덤홀에는 지난 13일부터 누적 방문자가 2만명에 달한다. 6·25전쟁에 참전한 23개국(國)을 상징하는 ‘감사의 빛’은 소셜미디어(SNS) 공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서울시 측은 “‘감사의 빛’을 보기 위해 광화문광장 방문객이 증가하면서 점등 시간도 매일 저녁 8시부터 자정까지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흥행과는 별개로 여야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감사의 정원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은 ‘받들어 총’ 형상인 감사의 정원이 흉물(凶物)이고, 무리하게 혈세가 투입된 전시행정인 데다, 선거가 다가오는 가운데 개장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정원오 민주당 후보는 지난 20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위치가 그곳이어야 했나. 용산 전쟁기념관 등 적당한 장소로 조형물을 이전할 수 있다”고 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18일 언론 인터뷰에선 “제가 시장이 된다면 막대한 혈세가 투입된 무리한 전시 행정 사업들은 전면 재점검하고 시민 공감대가 없다면 과감히 중단하거나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전·철거를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감사의 정원 릴레이 규탄 시위까지 전개하면서 파상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원오 선대위’ 박경미 대변인은 성명에서 “감사의 정원 준공식은 한마디로 ‘폭망’했다. 역풍이 거세다”고 주장했고, 천준호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도 “내란을 이겨낸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성지에 ‘받들어 총’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감사의 정원 준공식에서 축사를 한 것이 선거법 위반이라며 경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국민의힘도 “청계천 복원을 저주했던 민주당 구태의 재방송”이라면서 반박하고 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지난 19일 관광 공약 발표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젊은 층을 중심으로 감사의 정원은 방문해 볼 만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며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SNS 공간에서 폭발적인 호응이 일어나는 것은 다 지켜보고 계실 것”이라고 했다.
오 후보는 앞서 본지 인터뷰에서는 “20년 전 한강 르네상스를 추진할 때 민주당 측이 ‘한강은 가만히 놔둘 때 비로소 좋다’면서 극렬 반대했다”며 “그때 반대했던 민주당 분도 지금쯤 주말이면 가족들과 한강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지 않겠나”라고 했었다.
최수진 국민의힘 선대위 공보단장도 “숭고한 보훈 공간을 흉물로 깎아내리는 작태는 24년 전 청계천 복원을 저주했던 민주당 구태의 재방송”이라며 “정원오 후보는 마이크가 켜진 토론장부터 나와서 시민의 엄중한 심판을 받으라”고 했다.
‘오세훈 선대위’ 신주호 대변인은 “감사의 정원에 시민의 발걸음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며 “이것을 철거하겠다는 정 후보의 당선은 암울한 박원순 시절로 돌아간다는 의미”라고 했다./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