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이벤트 2000원씩 주려다… 비트코인 2000개씩 전송했다

240여명에 오지급 '초유의 사고'… 금액만 수십조원 달해

국내 코인 거래소 빗썸에서 운영진의 기입 실수로 수십조 원에 해당하는 비트코인이 이용자들에게 잘못 입금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빗썸 제공.)
(빗썸 제공.)

6일 빗썸 등에 따르면, 빗썸은 이날 오후 6시쯤 ‘랜덤박스’ 이벤트를 통해 각각 1%, 3%, 96% 확률로 당첨자를 뽑아 1인당 2000~5만원씩 지급하기로 했다. 그런데 당첨금을 입금하는 과정에서 운영진이 지급 단위를 ‘원’이 아닌 ‘비트코인(BTC)’으로 입력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이로 인해 당첨자들 계좌에는 최소 2000비트코인이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비트코인 가격이 1개당 약 9800만원에 거래된 점을 고려하면, 1인당 1960억원 상당의 돈을 받은 셈이다.

해당 이벤트로 랜덤박스를 구매한 이용자는 약 700명인데, 이 가운데 240여 명이 랜덤박스를 실제 오픈했고, 대부분 1인당 2000개씩의 비트코인을 개인 지갑으로 지급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 당국에 따르면 이번 이벤트를 통해 지급받은 비트코인을 팔아 실제 인출한 금액은 약 3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빗썸은 사태를 인지하고 회수를 시도했지만, 이미 일부 사용자는 즉시 시장가로 매도하면서 수억 원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빗썸 내 비트코인 가격은 다른 코인 거래소보다 10% 이상 낮은 8100만원 선까지 내려왔다.

빗썸은 사태를 파악하고 오후 7시 40분쯤 입출금을 차단한 뒤 회수 조치를 진행했다. 입금이 잘못된 계정들에는 ‘서비스가 차단된 계정입니다’라는 안내 문구가 표시되며 로그인이 제한된 상태다.

빗썸에서 이벤트용 비트코인을 잘못 지급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비트코인을 잘못 지급받은 일부 이용자들이 받은 비트코인을 대량으로 매도하면서 빗썸 내 비트코인 가격이 일시적으로 8111만원까지 떨어졌다. 빗썸 갈무리.
빗썸에서 이벤트용 비트코인을 잘못 지급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비트코인을 잘못 지급받은 일부 이용자들이 받은 비트코인을 대량으로 매도하면서 빗썸 내 비트코인 가격이 일시적으로 8111만원까지 떨어졌다. 빗썸 갈무리.

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계정에 수천억 원이 찍혀 있는 것을 보고 눈을 의심했다”는 인증 글도 올라왔다. 빗썸은 정확한 피해 상황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160여 명으로부터 사용하지 않은 상태의 비트코인 40만여개를 회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날 관련 보고를 받고 즉시 현장 검사에 착수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워낙 피해 금액 규모가 크기 때문에 사건을 심각하게 보고 있으며, 철저히 사고 경위를 파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빗썸은 8일 오전 0시23분에 사과문을 통해 “이벤트 지급 과정에서 발생한 혼란으로 고객 여러분께 불편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빗썸은 “금일 진행된 이벤트 지급과정에서 일부 고객님께 비정상적인 수량의 비트코인이 지급됐다”며 “해당 비트코인을 수령한 일부 계정에서 매도가 이뤄지면서, 비트코인 시세가 일시적으로 급격히 변동하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했다. 또 “빗썸은 내부 통제 시스템을 통해 이상 거래를 즉시 인지하였으며, 관련 계정에 대한 거래를 신속히 제한했다”며 “그 결과 시장 가격은 5분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됐으며, 도미노 청산 방지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여 비트코인 이상 시세로 인한 연쇄 청산 역시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본 사안은 외부 해킹이나 보안 침해와는 무관하며, 시스템 보안이나 고객 자산 관리에는 어떠한 문제도 없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고객 자산은 기존과 동일하게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으며, 현재 거래 및 입출금 역시 정상 운영 중”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 사안으로 인해 고객 자산 손실이나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나, 모든 후속 조치 과정은 투명하게 공유드리며 단 한분의 고객도 피해를 입지 않도록 끝까지 책임지도록 하겠다”며 “빗썸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추가적인 사실 관계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빗썸은 정확한 피해 규모 등에 대해서는 집계 중이라며 밝히지 않았다./조선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