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함께 오르고 무용 공연도 관람… 외교가서 화제 된 中·러 대사의 '찰떡 공조'

공식 행사 넘어 문화·체육 활동 교류도
1967년생 동갑내기, 중국어로 대화
중·러 전략적 밀착, 서울서도 드러나

3줄 요약
미·일 불참 속 경찰의 날 나란히 참석
문화·체육 활동 함께하고, 리셉션 공동 개최 및 언론 공동 기고
1967년생 동갑내기로 통역 없이 중국어 소통
지난 2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81주년 경찰의 날 행사에 참석한 다이빙(왼쪽) 주한 중국 대사와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 대사가 이재명 대통령 축사를 듣고 있다.
지난 2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81주년 경찰의 날 행사에 참석한 다이빙(왼쪽) 주한 중국 대사와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 대사가 이재명 대통령 축사를 듣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제81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 주한 미국·일본 대사는 불참한 반면, 다이빙 주한 중국 대사와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 대사는 나란히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를 계기로 서울 외교가에서는 두 대사의 잦은 교류가 주목받고 있다. 공식 외교 행사뿐 아니라 등산과 무용 공연 관람 등 문화·체육 활동까지 함께하며 접촉면을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주도의 국제 질서에 맞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의 긴밀한 관계가 서울 외교 현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산 함께 오르고 무용 공연도 관람

두 대사는 지난 2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청사에서 열린 경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나란히 앉았다. 경찰청은 25국 주한 대사를 초청했지만, 미셸 스틸 미국 대사와 미즈시마 고이치 일본 대사 등 13국 대사는 불참했다고 한다. 미국과 일본 대사 측은 다른 일정 등을 이유로 참석할 수 없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 중국·러시아 대사의 교류는 공식 외교 무대를 넘어 문화·체육 분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지난 9일 지노비예프는 서울 명동 주한 중국 대사관에서 열린 스포츠 행사에 참석해 중국 측 외교관들과 탁구·농구 친선 경기 등을 즐겼다. 다이빙의 참석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러시아 대사가 다른 나라 대사관까지 찾아가 체육 활동을 함께하며 친목을 다지는 모습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6월 게오르기 지노비예프(앞줄 붉은색 옷) 주한 러시아 대사와 그의 왼쪽에 선 다이빙 주한 중국 대사가 양국 대사관 소속 직원들과 함께 서울 북한산국립공원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두 대사는 양국 직원들과 북한산을 함께 걸으며 친목을 다졌다. /주한 러시아 대사관 X
지난 6월 게오르기 지노비예프(앞줄 붉은색 옷) 주한 러시아 대사와 그의 왼쪽에 선 다이빙 주한 중국 대사가 양국 대사관 소속 직원들과 함께 서울 북한산국립공원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두 대사는 양국 직원들과 북한산을 함께 걸으며 친목을 다졌다. /주한 러시아 대사관 X

지난달 18일에는 다이빙이 지노비예프의 초청으로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을 찾아 러시아 전통 무용 공연을 관람했다. 지난 6월에는 두 사람이 양국 대사관 소속 직원들과 함께 북한산국립공원에서 산행을 하기도 했다.

당시 주한 러시아 대사관은 두 사람이 편안한 옷차림으로 나란히 서 있는 기념사진을 소셜미디어에 공개했다. 공식 회담이나 외교 리셉션뿐 아니라 다양한 취미 활동을 함께하며 접촉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1967년생 동갑내기에 중국어로 대화

공식 외교 무대에서도 두 사람은 보조를 맞추고 있다. 지난 5월 중국과 러시아 대사관은 중·러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수립 30주년과 중·러 선린우호협력조약 체결 25주년을 기념하는 리셉션을 공동 개최했다. 두 사람은 행사에 나란히 참석해 양국 관계 발전을 높이 평가했다. 다이빙은 당시 “신시대 중·러의 전면적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고품질 발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주한 중국·러시아 대사관이 공동 개최한 중·러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수립 30주년 및 중·러 선린우호협력조약 체결 25주년 기념 리셉션에서 다이빙 주한 중국 대사와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 대사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가운데 붉은색 넥타이를 맨 다이빙 대사와 그의 오른쪽에 선 지노비예프 대사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다이빙 X
지난 5월 주한 중국·러시아 대사관이 공동 개최한 중·러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수립 30주년 및 중·러 선린우호협력조약 체결 25주년 기념 리셉션에서 다이빙 주한 중국 대사와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 대사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가운데 붉은색 넥타이를 맨 다이빙 대사와 그의 오른쪽에 선 지노비예프 대사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다이빙 X

지난해 8월에는 ‘역사를 기억하고 정의를 드높여, 더 나은 미래를’이라는 제목의 공동 기고문을 국내 언론에 게재하기도 했다. 기고문에서 이들은 “제로섬 대항, 패권 및 패도를 반대해야 항구적 평화를 수호하고 발전과 번영을 실현할 수 있다”며 제2차 세계대전 승리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기여를 강조하면서 대만 문제를 비롯한 전후(戰後) 국제 질서에 관한 양국의 공통된 입장을 제시했다.

외교가에서는 양국의 전략적 이해관계뿐 아니라 두 사람의 개인적인 공통점도 교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24년 1월 부임한 지노비예프와 같은 해 12월 부임한 다이빙은 모두 1967년생 동갑내기다. 특히 지노비예프는 중국 베이징외국어대를 졸업하고 오랜 기간 현지에서 근무한 중국 전문가로, 중국어에 능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교 소식통은 “두 사람이 함께 있을 때면 통역을 거치지 않고 중국어로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정도”라고 전했다. 실제 지난해 1월 지노비예프는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다이빙과 중국어로 면담을 진행하기도 했다./조선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