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스, 루비오 국무 "트럼프 임기 뒤에도 전쟁 지속될 수도" 보고했지만…
트럼프 "이란 전쟁, 11월 중간선거 후 즉시 끝난다" 기자들에게 호언
펜타곤, 이미 내년까지 종료 시점 없이 일부 미군의 배치 연장
이란, 최신 미사일로 美항모ㆍ구축함 공격..."일부는 아슬아슬"
J D 밴스 미국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 최고위 보좌진은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과 상황실에서 가진 비공개 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 전쟁이 트럼프의 임기 이후에도 계속될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1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백악관 최고 보좌진은 미국의 봉쇄와 군사적 수단에 맞서 이란 정부가 계속 저항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분쟁이 2029년 1월 미 대통령 취임식 이후까지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 트럼프와 논의했다.
그러나 이런 회의 이후인 10일 트럼프는 기자들에게 11월 중간선거 직후 “즉시(immediately)” 끝난다며 “그들[이란]은 더 이상 버틸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새 대통령의 취임 이후까지 이란 전쟁이 계속될 가능성을 제기한 밴스와 루비오는 모두 공화당에서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이 높은 인물로 거론된다.
트럼프는 집권하면서 “영원한 전쟁(forever wars)은 시작하지 않겠다”고 공약했지만, 이미 전쟁은 7개월째 접어들었고 아직 종전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미군 18명도 전사했다.
트럼프는 대규모 군사 작전의 대안(代案)으로,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경제적 아웃캐스트 작전(Operation Economic Outcast)’라고 명명한 해상봉쇄와 강도높은 금융 제재의 경제적 포위도 병행하고 있다.
신문은 “최고위 보좌진이 군사적 충돌이 수년간 계속될 수도 있다는 점을 비공개로 인정한 것은, 미국이 이미 이란군을 물리쳤으며 이란 정권이 곧 항복할 것이라는 트럼프의 장담과 배치된다”고 평했다.
트럼프는 표면상 자신이 속한 공화당이 국내에서 직면하는 정치적 역풍에 대해선 개의치 않는다고 말해왔다. 지난 5월 말에도, 백악관 회의에서 기자의 질문에 “나는 중간선거는 신경 쓰지 않는다. 이란은 ‘나를 지치게 만들 수 있다. 기다리면 트럼프는 중간선거 부담이 있으니까’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중간선거는 신경 쓰지 않는다”고 재차 말했다.
이란 공격에 대한 미국민 전체와 공화당 성향 유권자의 여론은 사뭇 다르다. 8월 말 로이터ㆍ입소스 여론조사에서 ‘이란 군사공격을 지지하느냐’에 대한 질문에, 전체 미국인(표본 성인 1167명)의 36%만 찬성했지만, 공화당 성향 유권자는 76%가 찬성했다. ‘지금까지의 군사 행동이 그만한 가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전체 미국인은 25%, 공화당 성향은 61%가 ‘가치 있었다’고 답했다.
한편,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10일 미국의 휘발유 가격은 갤런(약 3.78 리터)당 평균 4.22달러였다. 한 달 전에는 4.01달러, 1년 전엔 3.19달러였다.
지난 3일 밴스 부통령은 “중간선거 전에 이란 전쟁이 끝날 것이냐”는 CNN 방송 질문에, 자신도 확실하지 않다며, 이란에 물어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약속을 지키지도 않고 민간 선박을 계속 공격하는 이란이 악용할 수 있도록 우리의 전략과 일정을 미리 공개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이란의 미 항모ㆍ구축함 공격 미사일 “일부는 아슬아슬했다”
이란의 미사일 공격도 좀 더 첨단화하고 있다. 5일 이란혁명수비대 해군은 처음으로 전자광학추적기를 장착한 새 미사일로 조지 워싱턴 항모와 구축함 1척을 공격했다. 이란의 신임 국가안보 수장은 다음날 처음으로 미 군함을 향해 ‘특수 대(對)구축함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고 밝혔다. 전자광학탐색기는 카메라와 광센서를 이용해 표적을 식별 추적한다.
이란은 작년에 이 같은 장치를 장착하고 보다 정밀한 제어를 가능케 하는 고체연료로 추진되는 사거리 1200㎞의 신형 탄도미사일 카심 바시르(Qasim Bashir)의 발사 모습을 작년에 공개했다. 이 미사일이 이번에 미 군함을 향해 발사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란의 신형 미사일은 모두 요격됐지만,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 언론 매체들은 “당국자들은 ‘일부는 아슬아슬했다(close calls)’고 말한다”고 전했다.
◇WSJ “수년 간 전쟁 장기화되면, 계속 유럽과 아시아 미 자원 빠져나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이미 중동 지역에 배치된 5만 명의 미군 중 미사일과 드론을 격추하는 일부 방공(防空) 부대 등의 배치를 종료 시점 없이 내년까지 연장하는 계획을 세웠다. 분쟁이 장기화되면, 트럼프에게 군사적 선택지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또 제31 해병원정대(3월 배치), 제11 해병원정대(6월)에 이어 세 번째 해병원정대도 올가을 중동 지역에 순환 배치될 준비를 하고 있다. 여러 척의 함정으로 구성된 전단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상륙부대가 계속 교대 배치되는 것이다.
미국은 또 이탈리아 아비아노 미 공군기지로 복귀하는 전투기들을 대신해서, 공군 주방위군 소속의 전투기들을 보내고 있다.
워싱턴 DC의 싱크 탱크 브루킹스 연구소의 이란 전문가인 수잔 말로니는 월스트리트저널에 “트럼프 행정부가 장기전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합리적이지만, 성공 가능성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인 포위 작전을 하더라도, 걸프 국가들의 에너지 시설ㆍ경제적 타깃에 대한 공격이라는 예기치 못한 결과로 인해 성공 가능성은 의문스럽다는 것이다.
저널은 “앞으로 수 년에 걸친 봉쇄와 미군의 중동 주둔 확대 장기화로 초래할 결과 중 하나는 유럽과 아시아에서 미국의 군사 자원이 빠져나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당국자들은 또 이란 정권이 공격 방식을 적응시키고, 미사일·드론·레이더 및 기타 군사 장비의 공급을 재구축하는 능력에 대해서도 점점 더 우려한다.
국제위기그룹의 이란 전문가인 알리 바에즈는 이 신문에 “미국은 감당 가능한 비용으로 이란을 계속 서서히 약화시킬 수 있겠지만, 이란 정부는 고통의 상당 부분을 자국민에게 떠넘기면서도 정권의 생존에 필수적인 기관들은 계속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조선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