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첨단 무인 잠수정, 이란혁명수비대 손에 넘어갔다

작년 4월 미 해군에 첫 인도된 다이브-LD 대형 無人 잠수정
이란, 나포 동영상 공개...미 해군은 "하루 이상 전에 고장 나"
이란은 전에도 美 무기 포획 후 역설계해 자국 무기 생산

이란 국영 매체는 8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입구에서 미국의 방산업체 앤듀릴(Anduril)사가 제작한 첨단 무인 잠수정 다이브-LD(Dive-LD)를 나포했다고 보도했다./X
이란 국영 매체는 8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입구에서 미국의 방산업체 앤듀릴(Anduril)사가 제작한 첨단 무인 잠수정 다이브-LD(Dive-LD)를 나포했다고 보도했다./X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8일 호르무즈 해협 입구에서 미국이 운영하는 무인 잠수정을 나포했다고, 이란 국영매체가 보도했다. 이 매체는 나포된 것은 미국의 방산업체인 앤듀릴(Anduril)사가 제작한 길이 5.8m, 3톤 중량인 대형 자율형 무인 잠수정인 다이브-LD(Dive-LD)라고 전했다.

이 무인 잠수정은 기뢰 대응, 해저 지도 작성, 군사 작전을 전개하기 위한 정보·감시·정찰(ISR), 해저 케이블과 파이프라인 같은 수중 기반시설 점검 등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IRGC 해군은 성명을 내고 “오늘 새벽 복합적인 정보ㆍ작전 활동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 입구에서 가장 현대적이고 무인이며 지능적인 잠수정 중 하나를 나포했다. 이 잠수정은 최신 기술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IRGC 해군은 거의 온전한 상태인 다이브-LD를 바다에서 인양하는 장면과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란 해군이 바다에서 미 해군의 첨단 무인 잠수정 다이브-LD를 인양하는 장면.
이란 해군이 바다에서 미 해군의 첨단 무인 잠수정 다이브-LD를 인양하는 장면.

이에 대해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 무인 잠수정(수중 드론)이 “하루 이상 전에 고장 났다”며 “이 드론은 현재 진행 중인 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지역 해역을 탐사하고 있었다. 고장이 난 드론은 구형 모델이었으며, 민감한 정보를 수집하지도 않았고 기밀 음파탐지기(SONAR)나 레이더 장비도 탑재하고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장 원인이나 잠수정의 구체적인 기종, 이란 해군의 수중에 넘어갔는지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미 해군은 광대한 해역을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감시하고 정보를 수집하고, 수병을 위험에 노출시키지 않고 적의 함정과 잠수함을 추적하기 위해 무인 해군 체계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다. 이번 사례는 다이브-LD가 실제 작전에 투입된 사실이 공개적으로 확인된 첫 사례다.

다이브-LD/앤듀릴 웹사이트
다이브-LD/앤듀릴 웹사이트

제조사 앤듀릴 웹사이트에 따르면, 다이브-LD는 기지로 복귀하지 않고도 최대 10일 간 운용할 수 있으며, 최대 6000m 수심까지 잠항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가격은 대당 250만 달러(약 33억 원)으로 알려졌다.

다이브-LD는 미 해군이 작년 4월에 처음 실전 배치한 비교적 새로운 전력(戰力)이다. 미 해군은 이전에도 무인 잠수정(UUVㆍUnmanned Underwater Vehicle)이 일반적으로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기뢰를 제거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의 방산업체인 앤듀릴(Anduril)사가 제작한 첨단 무인 잠수정 다이브-LD(나포된 모델과 동일)를 소개하는 영상./앤듀릴 유튜브
미국의 방산업체인 앤듀릴(Anduril)사가 제작한 첨단 무인 잠수정 다이브-LD(나포된 모델과 동일)를 소개하는 영상./앤듀릴 유튜브

제조사 앤듀릴 측은 나중에야 해당 지역에서 운용 중이던 다이브-LD를 잃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처음부터 잠수정을 잃어버릴 가능성이 예상되는 위험한 환경에서 운용되도록 설계된 소모 가능한 자율 시스템”이며 “이 잠수정은 미 중부사령부에서 수개월의 작전 기간에 수천 시간 운용되며 이미 상당한 가치를 입증했다”고 밝혔다. 다이브-LD는 원래 미국 기업 다이브 테크놀로지스가 개발한 것으로, 이 회사는 이후 앤듀릴에 인수됐다.

다이브-LD와 같은 무인 플랫폼이 소나와 카메라, 각종 센서를 이용해 기뢰 위치를 탐지하고 기록하면, 이후 미 해군 네이비실(SEAL)과 같은 부대가 제거 작업을 진행한다. 기뢰 제거는 평시에도 장시간이 소요되는 위험한 임무이며, 적의 공격 위험 속에서는 더욱 어렵다.

미 해군은 지난 4개월 간 주로 야간에 네이비실 잠수요원과 로봇 보트, 특수 수중 장비를 호르무즈 해협으로 투입해 기뢰를 제거해왔다.

미국의 한 군사 전문가는 기뢰 제거 외에도, 다이브-LD가 해저 지형도와 수심 정보를 최신 상태로 유지하는 임무를 수행했을 것으로, 미 군사매체 TWZ에 말했다. 미 해군이 페르시아만을 드나드는 선박의 항로를 최대한 오만 해안 쪽으로 설정하려면 이 같은 최신 해저 정보가 필요하다.

다이브-LD의 실전 검증은 앞으로 중국과의 전쟁에서도 도움이 된다. 이미 다이브-LD의 경험을 토대로, 더 발전된 고스트 샤크(Ghost Shark) 무인 잠수정이 개발되고 있다.

다이브-LD는 비록 절대 잃어서는 안 되는 최고의 기밀 장비는 아니라 할지라도, 현재 미 해군이 실전 운용 중인 첨단 시스템이다. 따라서 이란에게는 이 장비의 성능과 한계를 분석하는 것만으로 큰 가치가 있다.

이란은 오래전부터 미국과 이스라엘의 첨단 무기를 수집해서 자국 무기를 개발해왔다.

미 중앙정보국이 운용 중인 RQ-170 센티널(위)과 이를 재밍 포획해서 이란이 만든 샤헤드 171 드론
미 중앙정보국이 운용 중인 RQ-170 센티널(위)과 이를 재밍 포획해서 이란이 만든 샤헤드 171 드론

2011년 12월 이란은 미국 CIA가 운용하던 RQ-170 센티널(Sentinel) 무인기의 통신을 교란하고 GPS를 속여서 이란 영토에 착륙시켰다. 이후 이를 역설계해 대형 제트 무인기인 샤헤드-171 시므로그, 보다 작고 공격용 무인기인 샤헤드 사예케를 만들었다. 다이브-LD 무인 잠수정의 경우, 러시아 중국과 기술을 공유할 가능성도 있다.

2022몀 9월1일 이란이 홍해에서 나포했다가 18시간 만에 미 해군의 압박에 밀려 풀어 준 무인 수상정 세일드론(Saildrone).
2022몀 9월1일 이란이 홍해에서 나포했다가 18시간 만에 미 해군의 압박에 밀려 풀어 준 무인 수상정 세일드론(Saildrone).

이란 군함은 2022년 9월에도 홍해에서 무인 수상정인 미 해군의 세일드론(Saildrone) 두 척을 바다에서 건져 배에 실었다가 미 구축함 두 척과 헬리콥대가 충돌하자 18시간 만에 풀어주기도 했다./조선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