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스타링크 차단하자... 러시아軍 90%가 통신 먹통

러측 "구식 워키토키 무전기 보내달라" 호소

러시아군 말 안장에 스타링크 위성 통신용으로 추정되는 안테나가 얹혀진 모습. /텔레그램
러시아군 말 안장에 스타링크 위성 통신용으로 추정되는 안테나가 얹혀진 모습. /텔레그램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불법으로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을 사용해 오던 러시아군이 일론 머스크의 전격적인 차단 조치로 통신 마비에 직면한 것으로 파악됐다.

6일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친러시아 성향의 군사 블로거들은 최근 머스크가 소유한 스타링크 서비스가 중단된 이후 전선에 투입된 러시아군 부대의 약 90%가 통신 연결을 상실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미하일로 페도로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과 머스크 사이의 협상을 통해 이뤄졌다. 최근 러시아군이 장거리 드론에 스타링크 단말기를 부착해 정밀 타격에 활용하는 정황이 포착되자 페도로우 장관과 머스크가 공동 대응에 나선 것이다. 스타링크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승인한 단말기만 접속할 수 있는 ‘화이트리스트’ 제도를 도입하고, 시속 75㎞ 이상의 속도로 이동하는 장치에서는 인터넷이 자동으로 끊기도록 설정했다. 러시아군이 고속 드론이나 미사일에 스타링크를 장착해 사용하는 길을 원천 봉쇄한 것이다.

그동안 러시아군은 서방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제3국을 거쳐 스타링크 단말기를 밀반입한 뒤, 점령지 내에서 우크라이나망을 도용해 사용해 왔다. 지난달에는 러시아군이 기마 부대 말 안장에 스타링크 단말기를 설치해 드론을 운용하면서 인터넷 통신으로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원격 조종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보도까지 나온 바 있다.

이번 우크라이나 측과 머스크의 협상에 따른 조치로 러시아 전선은 큰 혼란에 빠진 모양새다. 한 러시아 군사 블로거는 “거의 모든 전선에서 단말기가 차단돼 지휘·통제가 불가능해졌다”며 “구식 워키토키 무전기를 기부해 달라”고 호소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우크라이나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외교정책연구소(FPRI)의 롭 리 선임연구원도 “러시아군의 지상 무인 로봇 운용과 중거리 미사일 타격 능력이 크게 저하될 것”이라고 했다. 페도로우 장관도 지난 5일 X를 통해 “새 시스템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머스크 측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하지만 이번 차단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측 단말기도 함께 먹통이 되는 부작용이 보고됐다. 또 러시아가 자체 저궤도 위성 통신망을 개발 중이고, 우크라이나 유심 카드를 장착한 셀룰러 모뎀 등 우회로를 찾고 있어 효과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라는 시각도 있다.

그럼에도 우크라이나 측은 이번 스타링크 차단이 자국에 유리한 조건을 제공한다는 반응이다. 우크라이나 보안협력센터의 세르히 쿠잔 회장은 “러시아군이 무선 통신이나 광케이블 등 대안을 찾겠지만, 스타링크보다 훨씬 불안정하고 취약하다”며 “이번 봉쇄가 적의 전장 활동과 드론 작전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것”이라고 했다./조선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