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신임 연준 의장 '데뷔전', 트럼프 총애 받는 워시의 선택은?

기준금리 결정 회의 16~17일 열려
트럼프와 인플레이션 사이 외줄타기
솔직했던 파월, 워시의 스타일 관심

지난달 22일 열린 케빈 워시 연준 의장 임명식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달 22일 열린 케빈 워시 연준 의장 임명식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케빈 워시 새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이끄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16일(현지 시각) 시작됐다. 기준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총애를 받는 워시 의장이 주재하는 첫 번째 금리 결정 회의다. 월가에서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는 가운데, 워시가 금리 인하에 반대하는 다수의 연준 위원과 그를 지켜보는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서 쉽지 않은 외줄타기를 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연준,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 높아

미 중앙은행인 연준은 16일부터 이틀간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발표한다. 현재 시장에서는 연준이 연 3.5~3.75%인 현 금리 수준을 동결할 것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미국 경제 매체 CNBC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경제 전문가 32명 전원이 이번 회의에서 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또 회의 직후 발표될 성명서에서 연준이 다음번 금리 변경 시 인하 쪽으로 기울어져 있음을 시사하는 ‘완화 편향(easing bias)’ 문구를 제거할 것이라는 응답이 88%에 달했다. 이란발 전쟁이 촉발한 인플레이션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로이터는 “연준 위원 중 일부는 금리 인상 의견을 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로 고유가 공포가 일부 상쇄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다시 금리 인하 압박을 받을 여지가 생겼다는 점이 고민 거리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등 상당수 연준 위원들은 이란전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가 남은 만큼 금리 인하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AFP 연합뉴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등 상당수 연준 위원들은 이란전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가 남은 만큼 금리 인하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AFP 연합뉴스

뉴욕타임스(NYT)는 “이란전 종전 합의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충격으로 인플레이션이 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왔다”며 “워시 의장이 위태로운 균형 잡기에 놓였다”고 진단했다. 다만 트럼프는 최근 NBC 인터뷰에서 “케빈은 환상적이고 나는 그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하기를 바란다”며 톤을 낮췄다. 기준금리는 연준 이사 7명과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 5명(뉴욕 연은 총재 포함) 등 12명이 투표로 결정한다.

◇워시, 연준 ‘입’ 잠그나

제롬 파월 전 연준 의장이 지난 8년간 다져온 연준 시스템에 변화가 생길지도 주목된다. 그동안 워시 의장은 연준이 금리 전망과 관련한 발언을 너무 많이 공개적으로 했다고 비판했다. 이른바 ‘선제적 안내(포워드 가이던스)’가 연준의 정책 전환(피벗) 시 입지를 좁힌다는 지적이다. 월가에서는 파월 전 의장이 비교적 솔직하고 직설적이었던 반면, 워시 의장은 과거 ‘모호한 화법’의 대명사였던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의 스타일을 따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제롬 파월 전 연준 의장은 금리 결정과 그 배경에 대해 시장에 솔직하게 공개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화 연합뉴스
제롬 파월 전 연준 의장은 금리 결정과 그 배경에 대해 시장에 솔직하게 공개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화 연합뉴스

워시 의장이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dot plot)’에 자신의 의견을 제출하지 않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점도표는 2012년부터 연준 위원 19명(투표권이 없는 지역 연은 총재 포함)의 향후 금리 전망을 취합해 공개해 온 제도다. AP는 “만약 워시가 점도표에 의견을 내지 않는다면 향후 점도표를 아예 없애려는 신호일 수도 있다”고 했다.

아직 시장이 워시의 스타일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릴 가능성도 높다. 헤지펀드인 D.E. 쇼 그룹의 경제 연구 책임자인 크리스 도시는 NYT에 “시장이 그의 소통 방식에 적응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며 ‘오판’할 여지도 크다”고 했다./조선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