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판 '짜장면 물가' 잡겠다?…맘다니가 잡겠다는 '할랄플레이션'

[뉴스 인 뉴욕] 치킨 오버 라이스 8달러 밑으로 내리겠다는데

치킨 오버 라이스와 같은 서민 음식을 파는 뉴욕의 푸드 카트/김성모 특파원
치킨 오버 라이스와 같은 서민 음식을 파는 뉴욕의 푸드 카트/김성모 특파원

지난달 29일 찾은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푸드카트. 뉴욕의 대표 길거리 음식인 ‘치킨 오버 라이스(일종의 치킨덮밥)’를 주문하자 “10달러”란 말과 함께 닭고기 굽는 손길이 분주해졌다. 노란 강황밥 위에 닭고기와 양상추를 올린 뒤 화이트소스와 매운 레드소스를 뿌려 완성하는 음식이다. 뉴욕 직장인과 관광객들이 가장 즐겨 찾는 한 끼이자, 택시기사들의 단골 메뉴이기도 하다.

치킨 오버 라이스/심플리 레시피 홈페이지
치킨 오버 라이스/심플리 레시피 홈페이지

치킨 오버 라이스는 1990년대 뉴욕 거리에서 이집트와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등 이민자들이 운영하던 할랄 푸드카트에서 본격적으로 대중화됐다. 이 음식은 처음에는 무슬림 택시기사들을 위한 값싸고 빠른 식사로 인기를 끌었지만, 지금은 뉴욕 시민이라면 누구나 즐겨 찾는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이 음식이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의 대표 공약인 ‘할랄플레이션(Halal-flation)’ 해결과 맞물리며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 신조어는 ‘할랄(이슬람 율법에 맞게 조리한 음식)’과 ‘인플레이션’을 합친 말로, 뉴욕 서민들이 즐겨 먹는 길거리 음식 가격이 급등한 현상을 빗댄 표현이다. 맘다니는 지난해 시장 선거 캠페인 당시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영상을 통해 “치킨 오버 라이스가 이제 10달러를 넘었다. 다시 8달러의 할랄을 만들 때가 됐다”며 할랄플레이션을 해결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푸드트럭 영업 허가증 공급이 지나치게 제한되면서 허가증이 암시장에서 수만 달러에 거래되고 있고, 이런 비용이 음식값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치킨 오버 라이스는 한때 5~8달러면 먹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10달러 안팎이 일반적인 가격이 됐다. 이 음식은 뉴욕 시민들에게는 한국의 짜장면처럼 가장 흔하게 사 먹는 서민 음식이자 생활 물가를 상징하는 메뉴로 통한다. 맘다니가 치킨 오버 라이스 가격을 공약의 전면에 내세운 것도 특정 음식값을 행정적으로 통제하겠다는 의미라기보다 시민들이 가장 민감하게 체감하는 생활물가를 낮추겠다는 상징적 메시지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실제 현장의 반응은 엇갈린다. 노점상 권익단체인 ‘스트리트 벤더 프로젝트’의 공동대표 모하메드 아티아는 “높은 허가 비용과 과도한 단속에 시달려 온 노점상들에게 꼭 필요한 정책”이라며 환영했다. 반면 맨해튼 컬럼버스서클에서 푸드카트를 운영하는 모하마드 모하마드는 “이 도시는 너무 비싸다”며 “과연 치킨 오버 라이스 가격을 다시 8달러로 낮출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말했다./조선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