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석유시설 폭격하래!"… 美, 이스라엘 방식에 경악

"대체 무슨 짓이냐… 트럼프도 불만 표출"
외신 "전쟁 발발 후 첫 의견 불일치"

이스라엘 공습으로 이란 석유 저장고가 불타는 모습. /AFP 연합뉴스
이스라엘 공습으로 이란 석유 저장고가 불타는 모습. /AFP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이란 석유 저장고 30곳을 무차별 공습하자, 미국 행정부 내에서 불만이 터져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예상보다 거센 공격에 당황한 미국이 고위급 인사를 이스라엘에 파견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8일(현지 시각)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가 보도한 이스라엘 행정부 관계자 말에 따르면, 전날 오후부터 진행된 이란 석유 저장고 공습 후 미국은 이스라엘에 “도대체 이게 무슨 짓이냐”(WTF·What The F***)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미국 행정부 고위 관리도 “우리는 그게 좋은 아이디어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고, 또 다른 관계자도 미군이 이번 공격 범위를 알고 난 뒤 경악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IDF)은 이번 공습 후 성명을 내고 “파괴한 석유 저장고가 이란 정권과 이란 정예군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에 연료를 공급해 왔다”며 정당성을 항변했다. 그러나 미국 측은 불타는 저장고 영상들이 유가 시장에 불안감을 조성하고 에너지 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 모든 상황이 결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다.

이스라엘 공습으로 이란 석유 저장고가 불타는 모습. /X(옛 트위터)
이스라엘 공습으로 이란 석유 저장고가 불타는 모습. /X(옛 트위터)

트럼프 측 한 고문도 악시오스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 공격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석유를 비축하길 원하지, 이를 태우는 걸 원하지 않는다”며 “이는 사람들에게 휘발유 가격 상승을 떠올리게 한다”고 했다. 실제로 이번 공습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해 브렌트유가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하는 등 2022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또 미국은 이란 민간인이 사용하는 연료 인프라를 공격하면 이란 국민이 정권에 등을 돌리기보다, 외부 공격에 맞서 정권을 중심으로 결집하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장기적인 이란 내 정권 교체 전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미국은 이란의 에너지 인프라를 타격할 계획이 없다”고 여러 번 강조하기도 했다.

당황한 미국이 이스라엘에 주요 인력을 파견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스라엘 언론 채널12는 트럼프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가 10일 이스라엘로 향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 고위 안보 관리는 “이스라엘이 석유 인프라 타격 계획을 사전에 알리긴 했지만, 그렇게 광범위할 거란 건 알리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악시오스를 비롯한 외신은 이번 사태가 전쟁 발발 후 처음 드러난 미국과 이스라엘 간 의견 불일치 사례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양국 고위급 회담에서 미국이 전쟁에서 기대하는 바와 이번 사안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