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12표 이탈' 트럼프 탄핵도 가능…5개월 전 이미 12표 이탈 나왔다

3줄 요약
민주당 상원 55석 확보 시 정족수 계산 변화
지난 6월 공화당 상원 12명 수정안 찬성
선거 참패 후 공화당 의원들 트럼프 차별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 AF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AFP 연합뉴스

3일 미국 중간선거에서 압승한 민주당이 하원은 물론 상원 다수당 지위까지 탈환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을 둘러싼 의회 내 표 계산에도 변화가 생겼다.

민주당이 4일(현지 시각) 현재 확보한 상원 54석에 더해 개표가 진행 중인 알래스카주에서 승리할 경우, 공화당 상원 의원 12명만 탄핵에 찬성해도 대통령을 파면할 수 있는 의석 구도가 만들어진다. 불과 5개월 전 실제로 공화당 상원 의원 12명이 트럼프 행정부 관련 사안에서 당 지도부와 다른 표를 던진 전례도 있다. 아직 당락이 확정되지 않은 상원 지역구는 알래스카와 미시시피인데 미 언론들은 현재 알래스카에서 민주당 후보의 근소 우세를 점치고 있다.

미국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하원 과반수 찬성만 있으면 가결되지만, 실제 파면으로 이어지려면 상원에서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의 유죄 평결을 받아야 한다. 상원 의원 100명 전원이 출석할 경우 67표가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미국 250년 역사상 하원을 통과한 대통령 탄핵소추는 3명에 걸쳐 4차례(트럼프가 2차례) 있었지만, 상원에서 유죄 평결을 받아 파면된 대통령은 아직 없다.

하지만 이미 상원 54석을 확보한 민주당 진영이 알래스카까지 승리해 55석이 되면 공화당 이탈표 12표, 나머지 미시시피에서도 승리해 56석이 되면 공화당 이탈표 11표만 있으면 탄핵이 가결되는 셈이다. 이는 트럼프 집권 1기였던 2021년 2월 두 번째 탄핵심판 때와 비교하면 큰 변화다.

당시 상원은 민주당 진영과 공화당이 각각 50석을 차지하고 있었다. 2021년 1월 6일 의사당 난입 사태와 관련해 진행된 탄핵 심판에서 공화당 소속 7명이 민주당 진영 50명과 함께 유죄에 찬성했다. 그러나 파면 정족수인 67표에 10표가 모자라면서 트럼프는 무죄 평결을 받았다. 당시에는 공화당에서 최소 17명이 이탈해야 했지만, 이번 중간선거 결과 민주당이 55석을 차지한다면 그 숫자가 12명으로 줄어든다.

공화당 상원 의원 12명이라는 이탈표는 불과 5개월 전에도 나왔던 숫자다. 지난 6월 상원에서 트럼프의 국세청(IRS) 상대 소송 합의와 관련해 마련된 이른바 ‘반(反)무기화 기금’(Anti-Weaponization Fund)의 사용을 제한하려는 공화당 톰 틸리스 의원의 수정안에 공화당 상원 의원 12명이 찬성한 것이다. 같은 날 백악관 무도회장 건설에 연방 예산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수정안 관련 절차 표결에는 공화당 상원 의원 6명이 민주당과 함께 찬성하는 등 중간선거 이전에도 이미 트럼프에 반하는 상원 의원들의 이탈표는 빈번한 수준이었다.

물론 지난 6월 이탈표를 던진 의원들 중 일부는 이번 중간선거를 앞두고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낙선하며 내년 1월 출범하는 새 상원에 모두 남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공화당이 이번 중간선거에서 반세기 만에 최악 수준의 참패를 기록하면서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와의 관계를 재설정하려는 의원들의 움직임이 확대될 가능성은 또 다른 변수다.

더욱이 트럼프에게는 2028년 대선에서 더 이상 재선 기회가 없는 반면, 공화당 의원들은 2028년 중간선거에서 또다시 자신의 재선을 고려해야 한다. 이번 선거의 패배 책임을 둘러싼 당내 논쟁이 본격화할 경우 정치적 역학에 따라 트럼프와의 거리 두기가 어느 수준까지 확산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실제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접전이 예상되는 상·하원 선거구 62곳의 공화당 후보들을 분석한 결과, 41곳에서 후보들이 트럼프의 정책과 차별화하거나 그와의 관계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전체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규모로, 23곳에서는 구체적인 정책 이견이 확인됐고 12명의 후보는 선거운동 웹사이트에서 트럼프의 이름이나 사진, 지지 선언 등을 삭제했다.

이미 트럼프의 세 번째 탄핵 및 공화당 의원들의 충성 이탈 가능성은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영국 가디언은 4일 펜실베이니아대 클레어 핀켈스타인 법학 교수 기고문에서 “민주당의 압승으로 의회가 다시 탄핵 조사에 나설 기회를 얻었다”며 “새 의회 지도부가 세 번째 탄핵의 득실을 따져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시사잡지 디애틀랜틱도 3일 ‘트럼프에 대한 심판’이라는 분석 기사에서 “트럼프는 이제 공식적으로 완전한 레임덕이 됐다”며 “공화당의 완전한 충성심마저 약해지기 시작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공화당 의원들이 트럼프에게 맞서는 데 더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이번 선거를 “끝의 시작”이라고 평가했다./조선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