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해군의 첩보용 드론 보트, 中으로 몰래 데이터 보냈다
카메라 속 중국산 부품이 '작동 정보' 데이터를 전송
야당 보수당 "특수부대원들 얼굴·작전까지 노출 가능성"
영국 해병대와 해군 특수부대가 사용하는 첩보용 해상 드론 보트인 K3 스카우트(Scout)에 장착된 카메라에 중국산 부품들이 들어 있었고, 이 부품들이 중국으로 정보를 비밀리에 전송하고 있었다고, 영국 데일리텔레그래프가 9일 보도했다. 영국 국방부는 이러한 보안 침해 사실을 발견한 뒤에 이 카메라의 인터넷 연결을 모두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이 탓에 수년간 제기된 중국의 위협에 관한 안보 경고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영국군을 상대로 버젓이 첩보 활동을 할 수 있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K3 스카우트 드론은 영국 해군이 무인(無人) 함정과 유인 군함을 결합한 함대를 개발하는 ‘프로젝트 비하이브(Beehive)’에 속한 무인 합정으로, 600㎏의 탑재물을 운반할 수 있고, 최대 시속 100㎞에 30일 동안 지속적으로 항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영국 해군의 연안전력전대(戰力戰隊ㆍCoastal Forces Squadron)는 영국 방위산업체인 크라켄(Kraken) 그룹으로 K3 스카우트 드론을 구매했으며, 특수작전을 주로 하는 영국 해병대의 제47 코만도(Commando)도 3월부터 1200만 파운드(약 220억 원) 규모의 이 드론 함대를 운용해왔다. 이 드론은 작년 6월 발트해에서 실시된 나토의 ‘태스크포스 X’에서도 시험 운용됐다. 또 미국의 특수작전사령부도 크라켄과 49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크라켄 측은 이 드론에 장착된 카메라를 제3의 업체로부터 조달했으며, 이 업체는 해당 카메라의 보안성을 크라켄에 보증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드론에 대한 조사 결과, 카메라가 온라인 상태이고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자동적으로 보내는 데이터인 ‘하트비트 통신(heartbeat communications)’을 중국의 한 IP 주소로 전송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휴대폰에 연결돼 있는 블루투스 헤드폰이 음악을 재생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도, 장치가 연결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자동으로 신호를 보내는 것과 비슷하다.
영국 국방부 대변인은 “정기적인 사이버 취약성 평가에서 영국 해군이 사용하는 크라켄 무인수상정의 하위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가 확인됐다”며 “철저한 조사 결과, 국방부의 데이터나 시스템이 접근되거나, 침해되거나, 외부로 전송됐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K3 스카우트 드론은 영국이 앞으로 호르무즈 해협에서 항행의 자유를 확보하기 위해 제공할 계획인 방위 프로그램의 일부를 구성해, 걸프 지역에서 영국이 추진할 계획에 대한 준비 작업이 이 드론에서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카메라 속의 중국산 부품이 중국에 데이터를 보낸 사실이 발견되면서, 영국 해군 소속의 최정예 특수부대인 특수보트서비스(SBS) 본부의 보안 인가를 받은 직원들이 노출됐을 가능성에 대한 국가 안보 우려가 촉발됐다고 경고했다.
이번 사건은 결국 ‘영국산’이라고 판매되는 장비 안에서도 사실은 중국이 그 부품의 공급망을 지배하고 있는 현실을 드러냈다. 이 해상 드론 프로젝트에 정통한 한 국방 관계자는 이 신문은 “부품의 출처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중대한 실패가 발생했으며, 이 플랫폼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고 말했다.
또 이 스파이 드론들이 고위 특수부대 관계자들이 회의하는 매우 민감한 장소 인근에 있었고, 드론의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도 카메라가 계속 작동하고 있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2020년 보수당 정부는 안보 우려 탓에,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를 영국의 5G 네트워크에서 배제했다. 당시 영국 정부는 화웨이의 5G 사업 참여를 승인했지만, 미국 안보 당국이 이 장비에 접근을 허용할 경우 중국의 엄격한 국가안보법 때문에 첩보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이 결정을 뒤집었다.
그 이후에도 여러 차례 공급망 취약성이 발견되면서 영국 국방부는 민감한 공간에서 중국산 하드웨어와 카메라를 제거해야 했다. 지난달에도 영국 해군의 최정예 특수부대인 SBS(특수보트서비스)는 본부에서 중국산 전기차의 사용을 금지했다.
야당인 보수당은 노동당 정부에 군 장비에 숨겨진 중국산 부품이나 중국과 연결된 흔적이 있는지 긴급히 전수 점검할 것을 요구했다.
보수당의 예비 안보장관인 앨리샤 컨스 하원의원은 “우리 군 장비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확신을 가질 수 없다면, 그것은 우리것도 아니고, 우리가 주권을 가지고 있다고도 말할 수도 없다”며 “중국산 부품을 사용한 카메라가 우리 특수부대의 얼굴과 훈련, 작전까지 촬영하고 있다면, 이 직면한 위협의 현실에 놀랄 것이 아니라 분노해야 한다”고 비판했다./조선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