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헤란 인근 軍시설 공습… 혁명수비대와 전면전 치닫나
이란과의 휴전이 깨진 뒤 연일 대대적인 공습을 가하고 있는 미국의 공격 범위가 이란 수도 테헤란 부근까지 확대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의 소리(VOA)와 카타르 알자지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뉴스 등은 16일 미군이 이란 수도 테헤란 인근 지역까지 공습을 단행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휴전 파탄 뒤 닷새째 공습을 이어갔는데, 타격 지역을 더욱 내륙으로 넓혀 중북부 테헤란과 셈난주 인근 지역까지 공습을 가했다는 것이다.
이날 미군이 겨냥한 지역에는 탄도미사일 시설과 우주항공 방위 시설 등 이란의 핵심 군 시설이 위치해 있다. 중부사령부는 “이번 공습은 이란의 지휘센터와 방공기지들, 미사일과 드론 역량, 해안 감시 시설 등을 목표로 삼았다”고 밝혔다. 이날 미국은 내륙 지역뿐 아니라 호르무즈 해협과 남부 해안 도시에 대한 공습도 이어갔다. 중부사령부는 내륙·해안 공습과 별도로 미군의 해상 봉쇄를 뚫고 이란 최대 석유 수출 터미널인 페르시아만 하르그섬으로 항해하려던 유조선을 헬파이어 미사일로 무력화시켰다고도 밝혔다. 최근의 연쇄 공격으로 이란 측에서 35명이 사망하고 300여 명이 부상했다고 VOA는 전했다.
이란은 미국의 공습에 대응해 쿠웨이트와 바레인, 요르단 등에 위치한 미군 기지와 군사 시설을 겨냥해 보복 공격을 했다고 이란 매체들이 전했다. 미국이 이란의 기반 시설 등을 타격하면 이란이 걸프 국가를 겨냥한 공격으로 대응하고, 이에 미국은 이란의 더욱 깊숙한 곳을 때리면서 전선이 더욱 넓어지는 양상이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을 통한 휴전·종전 가능성이 점차 희박해지는 상황에서 이란혁명수비대(IRGC)에 대한 박멸에 나설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트럼프는 15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국이 과거 극단주의 테러 단체 이슬람국가(IS)를 완전히 제거했던 것처럼 IRGC 소탕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 두고 보자”고 답했다. 앞서 트럼프는 1기 때였던 2019년 IRGC를 외국 테러 단체로 지정했는데, 이날 미 재무부는 IRGC와 연계된 개인·단체 7곳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영국 정부도 지난 13일 IRGC를 국가 위협 단체로 지정했다. 미군과 병력 19만명에 달하는 이란의 최정예 군사 조직이자 대미 강경파가 장악한 혁명수비대가 전면 충돌할 경우 전쟁은 지금과 차원이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는 지상군 투입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와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가 최근 백악관 상황실 회의에서 대규모 공세 방안을 보고받았다고 15일 보도했다. 지상군을 투입해 하르그섬과 호르무즈 해협 인근 이란의 전략 거점을 점령하는 방안이 선택지에 포함됐다는 것이다. 하르그섬은 이란 원유 수출 물량의 약 90%가 거치는 핵심 거점으로, 이란의 경제와 호르무즈 해협 통제 능력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는 곳으로 꼽힌다.
공세 방안에는 공습 확대, ‘곡괭이산(Pickaxe Mountain)’ 지하 핵시설에 대한 벙커버스터 공격도 포함됐다. 곡괭이산은 지하 90∼145m 깊이에 건설 중으로 알려진 핵시설로, 앞서 미국이 벙커버스터로 타격한 나탄즈·포르도 핵시설보다 더 깊은 위치에 있어 공격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이란에 대한 압박 기조와 별개로 트럼프 행정부는 대화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조선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