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 유엔총회 관련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뉴욕으로 출발하기 전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새로운 헬리패드(헬기가 이착륙하는 바닥면)를 공개하는 리본 커팅 행사를 가졌다. 그런데 이날 CNN과 폭스뉴스 등 주요 방송사 5곳이 트럼프의 ‘CNN·MS나우(옛 MSNBC)·폴리티코 출입 금지’ 조치에 반발해 풀(POOL) 취재를 거부하면서 트럼프가 9분 발언하는 동안 목소리가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 유튜브 채널 등으로는 시청이 가능하지만, 22일 있을 유엔총회 연설 역시 미국 방송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트럼프에게 출입 금지를 당한 CNN 등 3사는 21일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고 백악관 출입을 회복해달라는 긴급 신청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소장에서 “헌법은 대통령이나 그 밖의 어떤 정부 관리도 단지 보도 내용이 싫다는 이유만으로 아무런 통지나 절차 없이 언론의 수정헌법 1조 권리와 자유, 재산상의 이익을 박탈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와 함께 백악관 방송 공동 취재단은 트럼프를 순번제로 취재해 이를 내·외신에 제공하는 풀 취재를 중단했다. 이들은 “어떤 정부도 특정 언론사 보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 언론사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트럼프는 이에 대해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서 “오로지 부정적인 기사만 쓰고, 출처를 알 수 없는 ‘정보원’을 통해 허위 및 명예훼손 기사를 작성함으로써 국가 안보를 침해하는 가짜 뉴스 매체들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집무실에 접근해선 안 된다”며 “예의와 존중을 갖춰야 할 ‘오벌 오피스’가 사실을 왜곡하고 비틀며 폄하하는 삼류 광대들에 의해 더럽혀져서는 안 된다”고 했다. 또 “백악관은 내가 소중히 여기는 자유 언론에 대한 공격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랑하는 미국에서 암처럼 자라난 가짜 뉴스에 대한 공격을 벌이는 것”이라며 “부패하고, 의도적이며, 만연해 있고, 완전히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가짜뉴스는 우리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이다. 지금 당장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악관은 과거 오바마 정부가 폭스뉴스 기자를 사찰하고, 바이든 정부가 뉴욕포스트 기자의 취재를 차단한 전례를 언급하며 “백악관에 대한 접근은 특권(privilege)이지 권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별도의 소음 없이 중요한 뉴스를 그대로 접할 수 있다”며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 이용을 독려했다. 트럼프는 지난해 AP통신이 ‘멕시코만’을 ‘아메리카만’으로 표기하라는 지침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백악관 집무실에 대한 출입을 금지했다가 소송을 당했다. 전쟁부도 출입 기자들에게 ‘비(非)인가 또는 인가받았지만 통제된 정보’를 토대로 한 보도를 하지 않는다는 확약서 서명을 요구했다가 이를 거부한 매체들의 청사 출입을 금지해 소송이 진행 중이다./조선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