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총리 "개헌 등 힘있게 추진".. '자위대' 헌법에 명기하나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조선DB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조선DB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9일 자민당 본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국가의 이상적인 모습을 얘기하는 게 헌법”이라며 “나라의 미래를 내다보면서 “헌법 개정을 향한 도전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민당이 줄곧 주장해 온 자위대 헌법 명기 등 개헌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밝힌 것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또 “총리로서 헌법심사회에서 당파를 초월한 건설적인 논의가 가속하고 국민 사이에서도 적극적인 논의가 깊어지기를 기대한다”며 “개헌 등 공약으로 제시한 정책 과제 실현을 위해 힘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조금이라도 빠르게 개헌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가 이뤄질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나갈 각오”라고 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이끄는 일본 자민당의 중의원 선거 압승으로 ‘개헌 의석 확보’라는 표현이 나오지만, 당장 ‘전쟁 가능 국가’로의 개헌이 가능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일본은 헌법 개정 요건이 전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곳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참의원·중의원에서 각각 총인원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개헌안을 발의할 수 있다. 이후 국민투표에서 과반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국회 재적 의원 과반수 발의, 3분의 2 이상 의결’인 한국 개헌 절차와 비교하면, 의결 절차가 없는 대신 발의의 문턱이 훨씬 높은 것이다.

이번 선거로 자민당은 중의원 전체 465석 중 단독으로 3분의 2(310석)를 확보했다. 하지만 상원 격인 참의원에서는 연립 여당인 일본유신회와 합쳐 전체 248석 중 122석이다. 3분의 2는커녕 과반에도 못 미친다. 다음 참의원 선거는 2028년 치러진다.

이 같은 엄격한 요건 때문에 일본은 1947년 헌법 제정 후 한 번도 개헌을 하지 못했다. ‘전쟁할 수 있는 보통 국가’를 염원했던 아베 신조 전 총리는 개헌 대신 ‘헌법 재해석’이란 우회로를 썼다. 전쟁을 포기하고 정식 군대를 갖지 않겠다고 선언한 헌법 9조(평화조항)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집단자위권을 행사하는 것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결정한 것이다. 이는 법은 그대로 둔 채 법해석만 바꾼 것이어서 다른 정권에서 언제든 다시 뒤집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본 내에서는 아베도 이루지 못한 개헌의 꿈을 ‘아베 계승자’를 자처하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 자민당은 자위대 존재를 헌법에 명기하고, 긴급사태 조항을 신설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개헌을 추진해 왔다. 다카이치는 9일 “개헌은 자민당의 당론”이라며 “구체적 안을 확실히 헌법심사회에서 심의할 수 있게 된다면 감사할 것”이라고 했다.

참의원 의석 부족으로 당장은 개헌 발의가 어렵더라도,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압도적 지지율을 바탕으로 자민당이 보수 성향 야당과 함께 개헌 논의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카이치는 전날 NHK에 출연해 참의원의 여소야대 상황에 대해 “야당이 동의할 수 있는 부분은 협력해 주기를 호소한다”고 했다./조선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