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5년내 대만 침공 할 수 있다" 트럼프 측근들도 우려

美·中 정상회담 후폭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5일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만난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5일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만난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이후 대만 무기 판매 문제를 ‘대(對)중국 협상 칩’으로 거론하고 ‘대만 독립’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후폭풍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대만 수호 의지 신뢰성에 금이 가 중국의 대만 침공 시점이 빨라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까지 제기됐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은 결코 희생되거나 거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17일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의 대만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트럼프, 양안 갈등 위험 높여”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17일 트럼프와 가까운 조언자들을 인용해 “미·중 정상회담은 대만이 향후 5년 안에 협상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훨씬 커졌다는 신호를 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진핑이 중국을 ‘대만은 우리 것’이라고 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위치로 끌어올리려 한다”고 분석했다. 앞서 14일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은 “대만 문제를 잘못 처리하면 양국이 부딪히거나 충돌할 수 있다”고 이례적으로 강한 어조로 경고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라이언 하스 연구원은 ‘트럼프의 위험한 대만 도박’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트럼프의 발언은 대만 독립에 대한 견해가 중국의 입장에 가깝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중국의 대만에 대한 압력을 더욱 강화하도록 부추겨 양안 대립의 위험을 오히려 높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목표는 미국이 양안 관계에서 철수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미국 없이 대만과 협상하게 되면 자신들의 조건에 따른 통일을 강요할 것”이라고 했다.

주미 대사관 역할을 하는 타이베이경제문화대표처의 위다레이 대표도 이날 미 언론에 나와 “전쟁을 막고 싶다면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는 것이 훨씬 합리적”이라며 “중국이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문제 삼는 것은 마치 우리 집 침입자가 ‘보안 시스템 탓에 침입하기 어려워진다’고 불평하는 셈”이라고 했다.

이미 미측에서는 중국의 대만 침공을 가정해 이후 상황에 대한 우려까지 나온다. 악시오스와 인터뷰한 트럼프 조언자들은 “중국이 대만을 장악할 경우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인 TSMC 등에 의존하는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도 심각한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는 이번 회담 직후 돌연 “대만이 미국의 반도체 산업을 다년간 훔쳐갔다. 대만에 있는 반도체 제조사들이 모두 미국으로 오면 좋겠다”고 했다.

15일 대만 가오슝에서 대만 해순서(해경)의 신형 다목적 고속 경비함 ‘둥강(東港·선체번호 CG615)’의 명명식이 열리기 전 참석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이 함정은 중국의 해상 위협에 맞서 평시에는 해안 경비를 맡고 전시에는 미사일을 장착한 타격 전투함으로 즉각 변신할 수 있도록 제작한 ‘안핑급(600t급)’ 시리즈의 12번째이자 마지막 배다. /로이터 연합뉴스
15일 대만 가오슝에서 대만 해순서(해경)의 신형 다목적 고속 경비함 ‘둥강(東港·선체번호 CG615)’의 명명식이 열리기 전 참석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이 함정은 중국의 해상 위협에 맞서 평시에는 해안 경비를 맡고 전시에는 미사일을 장착한 타격 전투함으로 즉각 변신할 수 있도록 제작한 ‘안핑급(600t급)’ 시리즈의 12번째이자 마지막 배다. /로이터 연합뉴스

◇ ‘美가 무조건 지원’ 대만 환상 깨져

중국 역시 트럼프의 대(對)대만 입장 변화를 계기로 전쟁 위험은 낮추면서도 대만에 대한 ‘통일 압박’을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우융핑 칭화대 대만연구원장은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트럼프가 대만 방어에 대해 명확한 약속을 피하면서 대만 내 독립 진영이 미국의 군사 개입을 기대할 여지가 줄어들었다”면서 “중국은 이미 대만에 대한 관할권을 단계적으로 행사하고 있다”고 했다. 정젠 샤먼대 대만연구원 교수는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미국이 무조건 지원하고 위험을 감수할 것이라고 여겼던 대만의 환상은 무너졌다”고 했다. 쑤치 전(前) 대만 국가안전회의 사무총장은 17일 타이베이에서 열린 좌담회에서 “미·중이 전략적 안정을 추구하면서 ‘대만 독립’이 양국 관계를 흔드는 불안정 요인으로 간주됐다”면서 “라이칭더 총통이 2028년 재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2027년이 중국의 전략적 인내를 시험하는 중요한 해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라이칭더는 17일 밤 “대만은 언제나 양안(중국과 대만) 현상 유지의 결연한 수호자이고, 현상을 바꾸려는 쪽이 아니다”라며 “이른바 ‘대만 독립 문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트럼프를 의식해 ‘나는 대만 독립을 추진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해명한 셈이다./조선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