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9명 증원 확정... 지역 국립대, 서울대보다 큰 '메가 의대' 된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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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만에 의대 증원이 확정된 24일 정부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의사 수를 확충하고 무너지는 지역 의료를 살리기 위한 것”이라며 의료계가 대화의 장으로 나와 달라고 거듭 밝혔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열고 “정부는 형식적 의제에 제한 없이 의료계와 적극적으로 대화하겠다”며 “필수 의료와 지역 의료를 살리기 위해 (의대 증원 등) 의료 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필수 의료 기피 현상과 지역 의료 붕괴가 심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의대 증원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산부인과 등 무너지는 필수 의료와 지역 간 의료 격차 등을 해결하려면 의대 증원이 필수라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 2월 병원을 떠난 전공의 복귀도 호소했다. 이날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정부는 의료 현장이 (열악했던) 이전 모습으로 회귀하지 않고 전공의가 수련생으로 합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근무지로 조속히 복귀하기 바란다. 그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시작점”이라고 했다.

의대 증원 확정으로 내년 정원 135명인 서울대보다 규모가 큰 ‘메가 의대’가 경북대(155명), 전남대(163명) 등 9곳이 된다. 모두 비수도권 대학이다. 지역 의료 회복을 위해 정부가 비수도권 대학에 의대 증원분을 많이 배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학가에서는 “의대생 집단 유급이 실제 일어나면, 대규모 증원이 되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특히 올해 입학한 예과 1학년 학생들의 복귀 여부가 핵심이다. 이들이 돌아오지 않아 유급되면 내년에 정원이 늘어난 신입생들을 합해 전국 의대 1학년 학생이 7500명으로 늘어난 채 수업을 진행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한 국립대 총장은 “의대 증원에 대비해 만반 준비를 했지만 두 학번을 6년 동안 함께 교육하기는 역부족”이라고 했다.

연세대·고려대·이화여대·원광대 등 일부 대학에서는 의대 차원에서 “학생들 휴학을 승인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휴학 신청은 학생들 권한이고 유급당할 때 등록금 환불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휴학 최종 승인권자가 총장인 데다, 대부분 대학은 여전히 “동맹휴학 승인은 불가능하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한 지방대 총장은 “동맹휴학을 인정해 주면 내년 ‘7500명 동시 수업’이 현실화하는 것”이라며 “이 학생들에게 ‘7500명 학번’이라는 주홍글씨가 붙을 게 뻔한데 지금 휴학을 인정해 주는 건 무책임한 일”이라고 했다. 각 대학은 교육부 지시에 따라 지난 20일부터 휴학계를 낸 의대생들을 상대로 개별 상담을 하며 복귀하라고 설득하고 있다.

일부 대학에서는 의대 증원 학칙 개정안을 두고 마찰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의대 교수를 중심으로 대학 구성원들이 총장이 심의를 요청한 학칙 개정안을 계속해서 부결하기 때문이다.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은 이날 중대본 브리핑에서 “5월 말까지 학칙 개정이 안 된 대학은 고등교육법에 따라 필요한 시정 명령을 할 것”이라며 “이에 응하지 않으면 (학생 모집 정지 등) 행정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날 전북대 교수평의회가 한 차례 부결한 학칙 개정안을 재심의해 결국 통과시키며 현재 의대 정원이 늘어난 32대학 중 24곳이 학칙 개정 절차를 끝냈다. 그러나 경북대, 경상국립대, 제주대 등에서 내부 반발로 학칙 개정이 부결되거나 보류되는 등 일부 대학은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대학에서는 총장이 직접 학칙 개정안을 공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조선미디어